최근 국경 지역 경비 근무를 담당하는 국경경비대에 ‘주민 탈북 차단을 위해 강을 더 깊게 파라’는 국가보위성의 지시문이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국가보위성은 이달 초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사람들이 강에 들어설 수 없게 두만강 강바닥을 파내라는 지시문을 국경경비대 여단 지휘부들에 내려보냈다”고 전했다.
강의 깊이를 더 깊게 만들어 탈북을 시도하려는 주민들이 겁에 질려 강에 들어서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은 강의 중간이나 중국 쪽 가까이의 강바닥을 파지 말고 우리 쪽을 파되 무조건 사람의 키를 넘게 파라고 지시하면서 주민들이 탈북하지 못하게 하려면 무조건 깊게 파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보위성은 ‘국경을 지키는 것이 전쟁보다 어렵다’며 ‘장벽을 만들고 전기까지 넣으며 안간힘을 써서 국경을 지키는데도 탈북하려는 반역자들이 있으니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전언이다.
또 ‘강바닥을 파내는 과정에서 나온 모래와 자갈들을 국경 장벽 공사에 부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며 강바닥 파기가 국경을 경비하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의 지시에 따라 국경경비대와 장벽 공사를 담당하는 공병국 군인들이 이달 말까지를 목표로 맡겨진 구간들에서 함께 강바닥 파기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무더운 날씨에 기계로 작업하는 것도 아니고 순수 사람의 힘으로 흘러드는 물살을 이겨내 가면서 일해야 하다 보니 군인들은 대체로 형식적으로만 임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실제 국경경비대 군인들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은 자연의 이치니 파낸 바닥에 또 모래나 자갈이 흘러들지 않겠냐’면서 ‘이렇게 이치에 맞지 않는 지시가 세상천지 어디에 있느냐’고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상급 군관들도 ‘국가보위성 지시니 형식적으로나마 작업하면서 물장난이나 치며 시간을 보내고 혹여 위에서 내려와 얼마만큼 팠느냐고 물으면 팠는데 모래와 자갈이 고스란히 흘러 들어왔다고 보고하라’며 군인들과 맞장구를 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은 강폭이 좁아 훌쩍 넘어갈 수 있는 국경 연선 무인지경(無人之境)들에는 초소를 300m당 하나씩 더 증강 설치할 데 대한 지시도 내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