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실 산하 광산들 상반기 계획 미달…주된 원인은 ‘이것’

코로나 이후 노동자들 출근율, 근로 의욕 현저히 저하…당 간부들 문책하고 대대적 검열

북한 황해남도 재령광산.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의 산하 광산들이 상반기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자들의 직장 이탈과 기강 해이가 생산량 저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은산광산(금광)을 비롯한 당 39호실 산하 광산들이 상반년도 생산계획에 미달했다”며 “노동자들의 출근율이 떨어졌고, 그나마 출근한 노동자들도 열심히 일하지 않아 계획 수행에 차질을 빚은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노동자들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배급이나 생활비(월급)를 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스스로 먹고살 길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이런 ‘직장 이탈자’들을 단속하고 있지만, 생계난에 처한 주민들은 직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며 근근이 생활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노동자들의 직장 이탈과 기강 해이를 방지하고 생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상적으로 이끌어야 할 당 일꾼들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노동자들의 근로 의욕을 떨어뜨려 더욱 문제시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은산광산의 한 당 간부가 노동자들이 출근하지 않거나 열심히 일하지 않는 행태를 지적하면서 ‘노동자들이 출근을 잘해서 금돌을 많이 캐야 원수님(김정은) 돈주머니가 불어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며 “당 간부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 당 일꾼답지 않은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당의 중요한 자금 확보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가볍게 이야기한 점 등으로 심각성이 제기됐다”며 “현재 이 당 간부에 대한 해임·철칙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을 독려하고 열의를 끌어올리는 일이 당 간부의 주된 역할이지만, 부적절한 언행으로 오히려 결속력을 떨어뜨리고 이로써 생산계획 달성마저 어렵게 만들어 문제시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로 현재 당 39호실 산하 기관, 단위들의 당 및 행정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도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