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도 평양에서 살림집(주택)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중구역에 위치한 경루동인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집데꼬(부동산 중개업자)의 7월 가격에 경루동 살림집 가격은 35~60만 딸라(달러)로 나와 있다”며 “그렇지만 거래는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평양시 중구역에 위치한 경루동 강안다락식 주택구는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와 만수대 거리를 잇는 1선 도로와 보통강변을 끼고 있는 초호화 주택단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평양 5만 세대 살림집 건설 사업의 핵심 치적으로 선전되는 곳이다.
소식통은 “역사적으로 만수대거리(중구역), 창전거리(중구역)가 평양에서 1등 지역이고 미래과학자거리나 려명거리도 인기가 많지만, 지금은 경루동이 가장 좋다는 평가가 있다”고 했다.
경루동은 평양의 젖줄인 보통강을 끼고 있으면서도 행정적으로는 중구역에 속해 소위 ‘꿩 먹고 알 먹는’ 지역이라는 평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중구역은 전통적인 부촌이자 권력의 중심지로 인식돼 있어 중구역 거주자들은 중구역 시민증을 가지고 다닌다는 것에 ‘프라이드’가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북한에는 한국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공민증이 있다. 다만 특권층이 거주하는 수도 평양시민들에게는 공민증과 다른 시민증이 발급된다. 이 시민증에는 거주 구역이 표시되는데, 중구역 거주자들은 이에 남다른 자부심을 느낀다는 이야기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살림집 건설 진행된 평양 일부 구역 ‘시민증’ 재발급 시작)
아울러 5개년 수도 살림집 건설 계획에 따라 새로 생겨난 화성구역의 살림집 가격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1단계로 건설된 화성구역 살림집들 가운데 위생실(화장실) 2개에 식사 칸이 제일 큰집이 16만 딸라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화성구역 살림집 역시 경루동과 마찬가지로 현재 거래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경루동은 바란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사람들이 애초에 가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창전거리는 갈 수는 있지만 못 가면 차라리 화성구역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려명거리는 화성구역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고 사동구역(송신·송화지구)은 집이 궁궐이라도 화성구역보다는 선호도가 떨어진다”고 전했다.
이 같은 주민 선호도는 위치, 주택 상태, 교육 환경 등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된다.
화성구역의 경우 시장이 발달한 평성과 가까워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이점이 되는 데다 특색있는 건물과 실용적인 살림집 구조,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어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반면 려명거리는 중구역에 있긴 하지만 화성구역와 비교했을 때 살림집 구조나 편의시설 면에서 장점이 뚜렷하지 않아 비교적 선호도가 낮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주변 환경이 깨끗하고, 이웃 간 소음차단이 잘되고, 채광이 좋게 전실이 중간에 배치되면서 햇빛이 잘 들고, 세면장과 위생실이 따로 설계되고, 세면장과 위생실에 물땅크(물탱크)가 구비된 집을 좋아한다”며 “여기에 편의시설과 장마당, 아이 있는 집은 학교가 가까운 곳,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곰팡이가 안 끼고 벽이 안 썩는 집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실제 5개년 수도 살림집 건설 계획에 따라 새로 생긴 송신·송화지구의 경우 위치상 평양 외곽에 있고 살림집에 곰팡이가 끼는 등의 문제가 지속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이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