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살림집 건설 성과 선전하지만 실상은 자재 부족에 ‘난항’

소식통 "수행률이 계획의 10% 정도로 집계…살림집 건설 시작도 못한 곳들도 있어"

북한살림집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0일 “인민의 행복의 터전으로 전변된 평안북도·자강도·강원도·양강도 등 여러 농촌마을에 또 다시 ‘새집들이 경사’가 났다”면서 살림집(주택) 건설 성과를 선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농촌 주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주택 건설에 힘을 쏟고 있지만 자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6월 초 평안남도 당위원회의 모내기 총화에서 농촌 진흥 정책으로 계획된 살림집 건설도 논의됐다”며 “그런데 수행률이 계획의 10% 정도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말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사회주의 농촌건설 강령’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북한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농촌 현대화 계획을 제시했고, 이후 북한 전역에서는 농촌 살림집 건설 사업이 진행됐다.

또한 북한은 지난해 말 진행된 당 중앙위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도 농촌 살림집 건설을 일차적인 중요 정책 과제 중 하나로 내세우고 계획 달성을 독려했다.

현재 북한은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농촌 살림집 건설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재 부족으로 살림집 건설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살림집 건설을 시작도 못한 곳들도 있다”면서 “도에서 일부 지원을 받아 건설을 진행한 곳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기초만 파고 공사는 시작도 못한 상황이라 총화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에서는 건설 자재와 설비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당국이 농촌 살림집 건설을 주요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업을 수행할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요 치적사업인 평양 살림집 건설에 자원이 집중되면서 농촌의 살림집 건설 자재 부족 현상이 심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순천세멘트(시멘트)공장이 있는 평안남도가 이 정도면 다른 도는 더욱 심각한 상황에 부닥쳐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지난 2월 양강도 지역에서 살림집 건설을 떠맡게 된 기관 기업소 책임자들이 만성적인 자재, 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농촌 살림집 건설 기업소가 떠맡아…기관장들 깊은 한숨)

소식통은 “당에서는 지방이 자체적으로 농촌 살림집을 건설하라는 방침인데,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이라면 결국 농촌 진흥은 말로만 그칠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를 통해 평양 화성지구와 대평지구에 각각 2000세대와 1400세대 살림집을 건설했으며 새로운 농촌 마을도 세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