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택원산경제대학 교수들, 학생 질문 회피·금지해 논란…왜?

사회주의·자본주의 경제 체제 비교하며 질문한 학생에 대답 대신 "공부 헛했다"며 꾸지람

북한 학생들이 길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선전매체 ‘서광’ 홈페이지 캡처

북한 강원도 원산시 소재 정준택원산경제대학(이하 원산경제대학)의 교수들이 학생들의 질문을 회피하고 심지어는 질문을 하지 못하게 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12일 데일리NK 북한 강원도 소식통은 “최근 원산경제대학 교수진들이 강의 시간에 학생들의 질문을 회피하거나 질문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학습 내용과 현실을 비교하며 질문을 쏟아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원산경제대학 학생들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학습하는 과정에 과감한 질문들을 쏟아 냈다.

실제 이달 초 원산경제대학 경영학부 2학년 한 학생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는 국가가 모든 것을 틀어쥐고 진행하는 체계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배급을 안 주면 지금과 같이 식량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만, 반면에 자본주의 경제 체제는 시장을 중심으로 운영돼 개인이 일한 만큼 임금을 받기 때문에 자본주의 경제 논리가 더 합리적인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했다.

그러나 당시 담당 교수는 “그런 식의 질의는 자체가 잘못됐다”, “공부를 헛했다”는 등의 말로 엄하게 꾸짖을 뿐 학생의 질문에는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학생들은 “교수가 대답을 하지 못한 것은 결국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합리적이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 아니냐“이라며 수군거리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청년들은 우리나라(북한)의 계획경제가 자본주의 경제 체제보다 우월하다고 배우는데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먹지 못해 허덕이고 있고 남조선(남한) 녹화물을 통해 접한 자본주의 나라 사람들은 잘살고 있다는 것에 의문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교수들도 이 사회에 몸을 담그고 있는 한 학생들의 질문에 잘못 발언했다가 정치범으로 몰릴 수도 있으니 답변을 회피하고 질문도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사회주의 경제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공적인 자리에서 그런 발언을 할 수도 없는데 학생들에게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없는 그들(교수)의 속은 또 얼마나 답답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북한 최고의 경제대학으로 일컬어지는 정준택원산경제대학은 1960년 ‘원산경제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1990년에 ‘정준택경제대학’으로 한차례 개칭됐다가 1997년부터는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