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넘도록 결혼 못한 농촌 탄원자 지원 나선 황해남도당

농촌에 잘 뿌리내리게 하려는 목적…중매·결혼식·신혼집에 입당까지 시켜주겠다 밝혀

황해남도 안악군의 농장을 둘러보는 제대군인 탄원자들. /사진=노동신문·뉴스1

황해남도 당위원회가 도 농촌으로 탄원해온 전국각지의 청년들이 노총각이 되도록 장가를 가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는 전언이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황해남도 당위원회는 도 농촌들에 탄원해온 전국각지의 제대군인 청년들, 대학생들, 공장 기업소 탄원자 청년들이 나이 서른이 넘도록 결혼하지 못하고 있는 실태를 요해(파악)해 결혼 지원 방침을 제시하고, 농촌에 올 도시 처녀들을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황해남도당이 탄원자 청년들의 결혼 문제에 신경을 쓰게 된 원인은 우선 도시에 살다가 농촌에 와서 몇 해 버티지 못하고 모두 달아나 버리는 상황과 농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해마다 인력을 뽑아 농촌에 들이밀기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도당은 우선 탄원자 청년들을 농촌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결혼을 지원해주는 문제에 대한 안건을 중앙에 올렸다.

그리고 중앙의 비준을 받아 지난달 말 도내 전체 농장에 서른이 넘도록 결혼하지 못한 탄원자 청년들이 얼마나 있는지 장악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지난 5일을 기해 실태가 종합 보고된 상태로 전해졌다.

이후 도당은 황해남도의 도시 처녀들을 아직 장가들지 못한 탄원자 청년들에게 소개해주고, 당이 직접 현지에서 결혼식을 해주며, 신혼집과 가장집물도 모두 해결해 줄 데 대한 방침을 내렸다.

소식통은 “중요한 것은 도시의 처녀들이 탄원자 총각들과 살겠다고 자원하는 것인데, 그런 도시 처녀들을 찾기가 어려운 형편”이라며 “도당은 도시 처녀들이 농촌으로 시집오겠다면 사회적 본보기로 내세우고 그에 맞는 표창과 물질적 보상은 물론 정치적인 평가도 가리지 말고 입당할 대상이 되면 입당도 시켜주겠다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탄원자 청년들 속에서는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장에서 도시로 빠져나올 힘이 없는 탄원자 청년들의 경우에는 도당의 결혼 지원에 힘을 얻고 있으나 농촌에서 도시로 빠져나오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보는 탄원자 청년들은 올가미에 걸려든 기분에 힘을 잃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도시로 빠져나오려고 결혼도 뒤로 미루고 노력하던 탄원자 청년들은 지긋지긋한 농촌에서 자식에게까지 호미를 물려주고 땅에 박혀 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기회만 보고 있는데 도당이 나서서 농촌에 뿌리내리게 하려고 하자 희망을 잃은 듯 낙담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