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으로 돈·담배 요구하는 의사들에 주민 비난 쏟아져

황해북도, 병원들에 대한 총화 사업 진행…주민들 "사회주의 무상치료제는 사라졌다"

류경치과병원. /사진=북한 선전매체 ‘서광’ 홈페이지 캡처

황해북도가 도내 모든 병원에 대한 총화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황해북도가 도안의 모든 병원, 진료소들에 대한 실태를 2월 중순까지 포괄적으로 장악하고 각 단위별로 나타난 정형(실태)들을 구체적으로 총화하는 사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황해북도는 이번 계기에 도내 전체 의료시설 실태와 의사들의 의학적, 도덕적 자질까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나섰으며, 병원 당위원회와 행정 일꾼들의 관리 문제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병원별 긍부정자료 중 문제가 되는 것들을 묶어 호된 비판이 내려지던 중에 주민들 속에서 이미 전에 병원들의 해이한 태도들을 지적하는 신소와 청원이 쏟아져 비판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병원 의사들이 진찰 하나에도 구실을 붙여 담배나 술, 돈 같은 대가를 요구하는 일이 보편화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회주의 무상치료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는 비난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총화 사업에서는 사리원시 병원이 특히 문제시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사리원시 병원은 3월에 첫 초모로 입대를 준비하는 초모생들의 건강 상태를 돌보는 문제를 소홀히 하고 초모생들의 치과 진료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도당에 도 군사동원부 의견서가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입대를 앞둔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군대에 나가기 전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할 형편이어서 사리원시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들은 빈손으로 간 졸업생들에게 ‘담배 한 막대기라도 들고 와야 치료를 해주겠다’며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한 것.

그러나 생활 형편이 안 되는 졸업생들은 사실상 치료를 받을 수 없자 결국 도 군사동원부에 치료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고, 그 과정에 사리원시 병원 의사들의 자질 문제가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황해북도는 이번 사업으로 이러저러하게 제기되는 주민들의 여론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초모생들에게서까지 담배나 돈을 받는 의사들이 무슨 보건전사들이냐. 당의 의료보건정책과 엇나가는 이런 의사들은 앞으로 설 자리가 없게 만들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