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딸 김주애의 연이은 등장에 北 주민들 반응은?

주민들 김주애 등장에 착잡한 심정 토로… "아버지 잘 만난 덕에 최고 예우 받으니..."

북한이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인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병식 주석단에서 딸 김주애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 8일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야간 열병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등장한 것과 관련해 주민들이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열병식에 원수님(김 위원장)과 함께 등장한 자제분(김주애)의 모습을 접한 주민들이 씁쓸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지난 8일과 9일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딸 김주애를 대동하고 건군절 기념연회, 열병식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연이어 보도한 바 있다.

실제 이를 접한 주민들은 행사보다 김 위원장의 딸이 등장한 것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도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10대의 어린 소녀가 북한 최고위급 군 장성들을 제치고 더 극진한 대우를 받는 모습에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 주민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또래 아이들은 열병식 방청자 자격은커녕 죽기 전에 군 고위 간부들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든데 아버지를 잘 만난 덕에 어린 소녀가 장령들을 제치고 아버지(김 위원장)와 나란히 최고의 예우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로서 자괴감이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원수님과 자제분이 주석단에서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으로 따뜻함을 자아내고 있지만, 인민들은 그 모습을 반길 수만은 없다”며 “자기 자식들은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데 누구는 아버지를 잘 만나 최고로 대접받으니 누군들 반기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청년 대학생들은 김주애가 벌써 다섯 번째 북한 매체에 공식 등장한 것과 관련해 ‘4대 세습이 기정사실화된 것 아니냐’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사범대학의 한 학생은 “원수님 시대가 저물지도 않았는데 자제분이 등장해 대학생들 속에서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미성년 딸을 수차 공개하는 것은 다음 대까지도 대를 이어 계속 간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조선(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자란 지금 청년들은 예전 세대와 다르게 의식 수준이 높은 편이라 어린 소녀의 등장을 재미나 감동으로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