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원 선전에 동원된 학생들, 새벽부터 꽹과리·북 들고…

평안남도, 당 농업정책 선전에 학생들 참여시키라 지시… "학생인지 농장원인지 모르겠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2년 5월 27일 ‘전국의 앞장에서 모내기를 본때있게 다그치는 수도의 농업 근로자들’이라며 평양 일대 농촌들을 조명했다. 사진은 평양 낙랑구역 남사협동농장에서 선전활동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곡창지대를 품은 평안남도가 주민 농촌지원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선전선동 사업을 강화할 데 대한 지시를 내리고 학생들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평안남도 당위원회는 이달 초 올해 사활을 걸어야 할 중요한 문제는 식량문제라고 하면서 봄이 오기 전부터 농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전선동이 중요하다면서 학생들을 새벽 선전에 동원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현재 평안남도 주민들은 매일이다시피 농촌으로 거름을 퍼 나르고 있는데, 도에서는 방송차를 앞세워 당의 농업정책에 따른 농사의 중요성을 선전하면서 주민들이 농촌지원에 더욱 열을 올릴 것을 지속해서 선동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도당은 밥을 먹는 사는 사람들은 다 나와서 농촌을 자기 일처럼 도와야 한다면서 평안남도는 다른 도와 달리 ‘겨울농촌동원전투기간’을 자체로 내정하고 봄 씨붙임 전에 미리 할 수 있는 농사일을 전부 앞당겨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도당은 거름 나르기에 어린아이를 제외한 소학교(초등학교)·초급중학교(중학교)·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을 동원하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선전대만으로는 부족하니 중학생과 대학생들을 당의 농업정책 선전 사업에 동원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이 자기 앞으로 내려진 퇴비 생산에도 책임적으로 임하면서 당의 농업정책 선전에도 나서 주민들을 불러일으키도록 하라는 게 도당의 주문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도당은 농장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주민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농촌을 지원하는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선전선동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며 “도당의 지시에 따라 학생들은 새벽 5시부터 농장에서 거름더미를 가지고 온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꽹과리와 북을 치며 구호를 외치고 깃발을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학생들은 “겨울에는 거름 전투, 봄에는 모내기 전투, 여름에는 김매기 전투, 가을에는 가을걷이 전투에 동원되는 것도 모자라 추운 날씨에 새벽에 나가 꽹과리와 북을 두드리며 농업정책 선전에도 나서야 하느냐”며 “학생인지 농장원인지 모르겠다”는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