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서 고열·기침 환자 급증…일률적 처방에 의약품도 부족

어렵게 구한 약 복용해도 별 효과 없어…소식통 "돈 있어도 병 치료하기 힘든 실정”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양강도 혜산시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양강도 혜산시.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에서 고열과 기침 등 코로나 증상을 보이는 주민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이달 중순부터 혜산시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먹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진 데다 강추위까지 겹치면서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양강도에서는 고열과 기침, 가래를 비롯해 뼈마디에 심한 통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는 독감 증상이라며 감기약을 꾸준히 복용하라는 처방만 일률적으로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식통은 “환자들은 감기인지, 코로나인지조차 분간하지 못하고 억지로 앓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약국은 물론 장마당에서도 의약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어렵게 구한 약을 복용해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혜산시 혜탄동의 40대 최모 씨는 지난 19일부터 고열과 기침, 뼈마디에 심한 통증으로 아스피린 3일분을 구입했다. 하지만 구매한 약을 다 먹어도 별 차도가 없어 계속해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 혜흥동, 혜신동 등 시내 중심 지역의 주민들 역시 감기약과 해열제를 복용하고도 약효를 보지 못하자 “진짜 약은 없고 이제는 가짜 약품만 유통되고 있는 것 아니냐”, ‘이제는 돈 있어도 진짜 약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밖에 삼수군의 50대 박모 씨는 지난 18일 고열 증상이 나타나 군 병원을 찾았으나 치료에 필요한 정확한 진단과 의약품 공급은 하지 않고 “하루 3번 시간을 지켜 감기약과 해열제를 먹으라”는 처방만 받았다고 한다.

이에 박 씨는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누가 모르는가. 집에 가지고 있는 약도 없고 사 먹을 돈이 없어 병원에 온 것인데,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주지 않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라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의료기관에서는 뻔한 처방만 내리고, 약은 구하기가 어렵고, 약을 먹어도 별 효과가 없자 주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몸이 아파 병원에 가봤자 제대로 된 처방을 해주지 않아 주민들은 고열이 나도 병원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요즘은 돈이 있어도 병을 치료하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