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사 증상 호소 北주민 급증… “사망 사례도 적잖아”

북한 내 의약품 부족해 약 없이 버텨…아편·빙두 등 마약 복용하는 경우도 여전히 흔해

황해북도고려약생산관리국.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국경 지역에서 코로나19 유사 증상을 호소하는 주민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인이나 아이가 증상을 보이다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5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신의주시에서는 고열을 동반한 기침, 인후통, 두통, 근육통, 기력 부진 등을 호소하는 주민이 크게 늘고 있다.

보건 기관에서는 이에 대해 돌림감기(독감)라고 설명하지만, 제대로 된 검사나 진단 도구가 없어 실제 독감에 걸린 것인지 아니면 코로나19에 걸린 것인지 명확하게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40도에 가까운 고열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는 경우 코로나19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강도 소식통도 “최근 고열과 기침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많아졌다”며 “사망자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노인과 어린이 등을 중심으로 사망 사례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은 최근 유행하는 질병이 코로나19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지만 북한 내 의약품이 부족해 증상이 심화해도 약 없이 버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타이레놀 같은 양약은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구하기도 힘들어 경제력이 부족한 주민들은 양약은 구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고 한다.

약국에 가면 북한 내에서 생산한 고려약(한약의 북한식 표현)을 구매할 수 있으나 고려약은 먹어도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이 선호하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 지역에 제약 공장들이 생겨나고 인민들 건강을 위해 고려약을 꽝꽝 생산해내고 있다는데 인민들이 아플 때 쓸 수 있는 약은 없다”며 “수입 약도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결과 보고에서 “2023년 보건 부문에서 특색있는 기여를 했다”며 “인민들의 건강증진과 치료 예방 사업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제약공장들과 의료품공장들, 질병예방전문시설이 새로 건설돼 보건 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가 일층 강화되고 경제발전과 인민 생활 안전에 유리한 환경이 마련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보건·의료부문 성과 선전에도 주민들은 여전히 열악한 여건을 지적하고 있다. 의약품이 부족한 실정에서 증상이 심해지면 대신 아편이나 빙두(필로폰)와 같은 마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여전히 흔한 것으로 파악된다.

소식통은 “아이들이 고열이 나서 죽어가는데 줄 약이 없어 빙두를 조금 물리는 부모의 심정은 오죽하겠냐”며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