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달러 환율 보름새 300~400원 하락…불길한 무역 시그널?

2월 명절 앞두고 수입량 늘면서 환율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다른 양상 나타나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 /사진=데일리NK

북한 내 달러 환율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1월에는 2월 명절을 앞두고 환율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현시점의 환율 하락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평양에서 북한 원·달러 환율은 8070원으로 조사됐다. 앞서 9일 조사된 평양의 달러 환율이 84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주 만에 약 4%가 하락한 셈이다.

또 같은 날을 기준으로 신의주나 혜산에서도 북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상승세에 있었던 북한 달러 환율이 2개월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북한은 2월 16일 김정일 생일(광명성절)을 중요한 국가 명절로 쇠면서 간부들과 주민들에게 선물을 제공하는데, 이 선물 준비를 위해 연말과 1월에는 무역 지시가 많아지고 수입량도 증가한다.

실제 이달 들어 북한이 북·중 화물열차를 통해 와인, 위스키 등 고급 주류를 대량 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2월 8일)과 김정일 생일에 간부들에게 제공할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주류 수입을 확대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북중 화물열차에 고급 주류 많이 실려…간부들 명절 선물용?)

이렇게 수입량이 확대되는 때에는 통상 환율이 상승한다. 대개는 명절 준비가 끝나는 2월 초에 환율이 하락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환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시기가 예년보다 조금 빠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북한 원·위안화 환율은 약간 하락하기는 했으나 달러에 비해 하락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조사된 평양의 북한 원·위안화 환율은 1100원으로 지난 9일 조사 당시보다 60원이 하락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 내 코로나 증상자 급증으로 무역 분위기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북한은 평양 주재 대사관에 외출 자제를 요청하고 독감이나 호흡기 질환자가 많이 발생한 인민반이나 아파트, 기업소 등을 대상으로 단위별 격폐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에 정통한 북한 내부 소식통은 “출입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을 포치 받은 단위들이 있긴 하나 아직까지는 이런 단위별 격폐가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이 도시 전체를 봉쇄하지는 않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겨울철이라 독감, 호흡기 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주민들의 외출을 일절 금지하는 방식의 완전 봉쇄 조치를 내리지는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