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파철 들고나온 소년들 체포

파철 수집 과제 때문에 몰래 잠입했다가 보위성원들에게 들켜 문제시…부모·교원 불려가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파철을 수집하려 폭파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몰래 들어간 개성시의 소년들이 보위부에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시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개성시에서 6명의 소년이 학교에서 부과된 파철 계획을 위해 파괴된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들어가 파철을 수집하다가 보위근무성원들에게 걸려 체포됐다”며 “개성시는 이 사건으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올해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무조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파철 수집 과제가 내려졌는데, 파철 더미가 생성되지 않는 한 과제를 수행하기가 어려운 상태임에도 무자비한 과제량이 떨어져 주민들이 난감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신 돈을 내기도 하지만 개성시 소년 6명은 가난한 가정 형편에 돈으로 대신할 상황도 안 돼 폭파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몰래 들어가 파철을 가지고 나오다 문제시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파괴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는 현재 보위근무성원들이 교대로 지키고 서 있다”며 “소년들은 이들을 피하기 위해 밤에 빨찌산(빨치산)처럼 새어 들어가 파철을 한 배낭씩 주워 메고 빠져나가다가 보위근무성원들에게 걸려들어 매를 맞았다”고 말했다.

결국 6명의 소년은 개성시 보위부에 넘겨졌고, 이번 사건은 검찰까지 개입한 상태에서 각자의 부모와 학교 담임 교원, 교장들까지 불려가는 등 심중하게 취급됐다.

특히 개성시 당위원회는 나라의 재산을 훔쳐다 바치라는 것이 아니라면서 학교들에서 학생 관리를 잘하라고 강조하고 나섰다는 전언이다.

다만 주민들은 “없는 파철을 계속 바치라고 못살게 구니 아이들이 도둑질을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그놈의 파철이 무엇이길래 6명의 소년이 보위근무성원들에게 매까지 맞고 보위부에 체포되고, 부모와 학교 교원들이 불려 다니고 마치 간첩을 잡은 것처럼 야단법석이냐”고 비난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개성시에서는 한 농장 관리위원회의 철 울타리와 선전 구호를 써 붙인 철 기둥이 사라지는가 하면 파철을 바치고는 그날 저녁에 도둑질해 다시 또 바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파철 수집 과제로 인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