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에 집 팔고 산으로 들어갔던 일가족 사망…무슨 일?

코로나 이후 산으로 간 주민 늘어…양강도, 산 생활하는 주민 파악해 민가로 돌려보내는 사업 나서

풍서 양강도
2019년 2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풍서군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풍서군에서 산에서 천막을 치고 생활하던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채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풍서군 안전부가 이들의 사망에 관한 조사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1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8일 풍서군 읍 인근 산속에서 40대 최모 씨 등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 일가족은 코로나 사태 후 심각한 식량난을 겪어왔다고 한다. 가장인 최 씨는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집을 팔고 가족과 함께 산에 들어가 땅을 일구기로 결심하고 지난해 4월 초부터 산 생활을 시작했는데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가족이 모두 사망하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최 씨 가족은 풍서군 읍에서 6km 정도 떨어진 인근 산, 읍내 주민들이 겨울철 화목(火木, 땔나무)을 해결하기 위해 오르내리다 들르기 좋은 위치에 터를 잡고 생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산에 나무하러 갔던 한 주민이 물을 마시기 위해 최 씨 가족이 생활하던 천막에 들어갔다가 이들이 사망한 것을 발견해 풍서군 안전부에 신고했으며, 이 주민은 이후 조사에서 ‘발견 당시 현장에는 쪽문이 닫힌 채 가스가 천막에 가득 차 있었고 최 씨 가족은 입에 거품을 문 채 쓰러져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군 안전부는 최 씨 가족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하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나 추운 겨울철 산 생활 중에 천막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 봉변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코로나 발생 후 집을 팔고 산 생활에 뛰어드는 주민들이 늘었다”며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직장이나 인민반의 통제와 단련을 받아야 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식량문제 해결과 사회적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산 생활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번 최 씨 가족 사망사건에 대한 조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안전부는 질식 사고가 아니라 가족이 모두 살해당한 사건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최 씨 일가족 사망사건은 양강도 당위원회에도 보고돼 도당 책임비서의 지시에 따라 현재 산속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을 찾아내 조사하고 거주지로 돌려보내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도안의 시·군 안전부들에서는 산에서 생활하는 대상들을 요해(파악)하고 민가로 돌려보내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생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간 주민들은 ‘산에서 농사짓고 살게 해달라’며 민가에 내려오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