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비치는 옷 입고 부대에?…군관 아내들 단속 나선 북한군

총정치국, 각 군단, 사령부 정치부들에 2022년 군인 가족 총화자료 배포하고 비사회주의 행태 비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1년 5월 부인 리설주 여사와 당 고위간부들과 함께 군인가족 예술소조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군 총정치국이 전군 정치부들에 2022년 군인 가족 총화자료를 배포하고 군인 가족에 대한 당적 지도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군 총정치국은 젊은 군인 가족 세대의 사상 이완 단속을 강조하는 한편, 군인 가족 예술소조공연에 부정 선수를 참가시키는 행위를 강력히 처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 총정치국은 지난 2일 각 군종, 병종 사령부 정치부들에 ‘2022년간 전군 가족지도과 종합보고 총화자료 및 2023년 사업방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내려보내고 전체 군인 가족들에 대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투쟁을 강도 높이 벌일 것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말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를 국가방위력의 주체인 인민군대의 정치사상적, 군사기술적 위력을 강화하는 해로 제정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총정치국은 이번 문건에 ▲군인 가족 여성들의 미풍양속 저해 현상 ▲예술소조공연에 부정 선수 참가 현상 ▲비(非)출산 및 조기 제대를 부추기는 현상 등 2022년 한 해 동안 군인 가족들에게서 나타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사례들을 담았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최전방을 지키는 2군단 군인 가족 중 일부 젊은 여성들이 한여름이라고 시부모 앞에서도 짧은 반바지를 입고 생활하거나 행사 때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속이 비치는 옷차림으로 부대를 출입해 군풍을 흐려 소속 가족소대 조직에서 강하게 비판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문건에는 8군단에서 군인 가족 예술소조공연에 선전대나 예술단 배우를 군관의 아내처럼 속여 부정 선수로 참가시켰다가 최종 심사에서 위조된 주민등록문건이 들통나 탈락하는 비(非)당적 행위가 나타났다면서 앞으로 이런 행위가 적발되면 강하게 처벌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소식통은 “올해 군인 가족 예술소조공연에 부정 선수 참가는 꿈도 못 꾸게 됐다”며 “돈을 고여서(바쳐서)라도 예술소조공연에 한 번 참가하겠다는 군인 가족들의 심리를 이용해 뇌물을 받고 부정 선수를 대신 참가시켰거나 참가시키려고 하는 선전부 간부들도 현재 긴장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건에는 최근 젊은 군인 가족 여성이 남편에게 아이를 낳지 말고 살자고 하거나 하루라도 젊을 때 사회에 터를 잡아야 한다면서 조기 제대를 부추겨 군율을 문란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부대 정치부 가족지도과에서는 군인 가족 여성들의 사상적 변질을 강하게 단속해야 군관들이 마음 놓고 싸움 준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교양하고 있으나 일부 젊은 군관 색시들은 오히려 남편이 일찍 제대되면 좋겠다고들 한다”며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군관들의 조기 제대 현상은 곧 인민군 전반의 기강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군은 군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젊은 아내들의 사상 이완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런 현상들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바로잡으려는 것이 이번 문건을 배포한 총정치국의 의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