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론] 김정은의 대적(對敵) 노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전술핵무기의 다량 생산 계획도 밝히며 올해도 국방력 강화 행보를 가속화할 것임을 천명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2023년 신년 메시지에 대한 내외의 관심이 많았다. 그렇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는 말처럼 김정은의 당전원회의(12.26~31) 사업총화보고, 폐막사 등에서는 새로운 정책이나 고도의 복선이 깔린 제안은 보이지 않았다.

필자의 지난해말 전망(2022.12.23자 데일리NK 곽길섭 북한정론 ‘2023 남북관계 키워드: 『깡통주』(깡대강,통일전선,주미종남)‘)의 범주도 넘지 못했으며, 시종일관 독불장군식 핵전력 증강 계획과 공갈로만 일관했다.

특히 방사포 증정식(12.31)과 연말연시 연이은 시험발사 도발(12.31/1.1)은 다소 뜬금없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안보는 0.001%의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므로 김정은이 강조한 메시지를 간단히 평가해 보겠다.

방사포 도발

김정은과 당정군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초대형 방사포 30대 증정식과 연이은 시험발사 도발은 ①‘강대강’ 노선 정당성 과시와 ②대남·대미 기선제압 노림수라는 성격을 띠고 있으며,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것”이라고 하여 ≪대남공격용 전술핵무기≫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점이 주목된다.

“오늘 군수로동계급이 당과 혁명에 증정한 저 무장장비는 군사기술적으로 볼 때 높은 지형극복능력과 기동성, 기습적인 다련발정밀공격 능력을 갖추었으며 남조선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것으로 하여 전망적으로 우리 무력의 핵심적인 공격형무기로서 적들을 압도적으로 제압해야 할 자기의 전투적사명을 수행하게 됩니다.”(2022.12.31. 조선중앙통신)

김정은의 당전원회의 연설

먼저 김정은은 총화보고와 폐막사 등을 통해 ‘위기의식 정세관’을 가감없이 표출하면서 정면돌파전 의지를 천명하였다. 올해가 이른바 북한이 전승일(戰勝日)로 기념하고 있는 휴전 70주년(7.27)과 정권수립 75주년(9.9)이 겹치는 해이기 때문에 두 기념일을 체제결속의 계기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에도 우리의 투쟁은 결코 쉽지 않은 시련과 난관을 동반하게 될것이지만 자기 위업에 대한 굳은 확신과 자기 힘에 대한 자신심을 안고 국가발전의 새 지평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조국해방전쟁승리 70돐과 공화국창건 75돐을 기념하게 되는 2023년은 우리의 사회주의 발전로정과 공화국의 력사에서 중요한 계기로 되는 해이다.”(2023.1.1. 조선중앙통신)

둘째, 2023년을 “생산 장성과 정비보강전략 수행, 인민생활개선에서 관건적 목표들을 달성하는 해”로 규정하여 폐쇄적인 자력갱생 경제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임을 강조하였다.

셋째, 국방력 강화를 위한 방향으로 ▲핵무력의 제2사명(공격용)을 부각하면서 ▲고체연료기반 ICBM 개발, 전술핵무기 다량생산, 핵탄보유량 기하급수적 증대 등을 골자로 하는 2023년도 핵무력 및 국방발전 전략을 공개하였다. ▲이와함께 첫 정찰위성 조기 발사 준비와 보다 구체화된 대적 대응방향도 천명하였다.

“신속한 핵반격능력을 기본사명으로 하는 또다른 대륙간탄도미싸일체계를 개발할데 대한 과업이 제시되였다. 또한 우리 국가를 《주적》으로 규제하고 《전쟁준비》에 대해서까지 공공연히 줴치는 남조선괴뢰들이 의심할바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으로 다가선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나라의 핵탄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일것을 요구하고있다고 하면서 이를 기본중심방향으로 하는 2023년도 핵무력 및 국방발전의 변혁적전략을 천명하였다. 국가우주개발국은 마감단계에서 추진하고있는 정찰위성과 운반발사체준비사업을 빈틈없이 내밀어 최단기간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첫 군사위성을 발사할것이라고 하였다.”(2023.1.1. 조선중앙통신)

조직 문제

군사담당 당비서(박정천)를 비롯 국방상·총참모장 등 군수뇌부를 대거 교체한 것이 특징인데, 신임 리영길 당비서겸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작전통인 점을 감안해 볼때 ▲공격적 군사전술 운용을 위한 포진으로 평가되며 ▲군부 특정인물로의 권력집중 견제를 위해 수시로 활용하고 있는 김정은식 회전문(回轉門) 인사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특히 박정천의 퇴진은 동인이 그간 핵·미사일 개발을 주도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문책성 인사라기 보다는 건강 등 신상문제, 임무 완수이후 잠정적인 일선후퇴(일정시간 경과후 또다른 주요직에 임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맺음말

김정은의 연말연시 메시지를 종합해 볼 때, 2023년은 북한의 ‘깡’(옥쇄작전식 도발)과 한국의 ‘강’(정공법 대응)이 맞부딪치는 ≪남북관계 최악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즉, 북한은 핵을 비롯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도발로 우리 사회내 “전쟁이냐 평화냐”의 그릇된 이분법을 확산시킴으로써 남남갈등·한미일 이간을 증폭시켜 나가는데 총력을 경주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치밀한 국가위기관리 활동과 함께 대통령이 천명한 대북 대응원칙에 대한 국민과 국제사회의 공감대 확산(자신감과 정당성 부여)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혹시 있을수 있는 중국 등 주변국의 ‘북한의 핵보유 인정·군축회담 진행’과 같은 미봉책 논의는 원천적으로 봉쇄해 나가야 한다.

“상대에게 핵이 있든, 또 어떠한 대량살상무기가 있든 도발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하고,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서는 절대 안됩니다…우리가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 준비를 해야 합니다.”(2022.12.29. 윤석열 대통령의 국방과학연구소 방문 발언) → “군은 일전을 불사한다는 결기로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실하게 응징해야 한다.”(2023.1.1. 윤석열 대통령의 국가위기관리센터 방문 발언) → “북한이 만일 핵사용을 기도한다면 김정은 정권은 종말에 처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2021.1.1. 국방부 성명)

다시 한번 강조한다. 자유 대한민국은 전혀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국민들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경계는 하되,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김정은이 연이어 무리수를 두고 있고 ▲현 정부는 지난 정부와 달리 바른 목표를 가지고 당당하게 대처하고 있으니 ▲시간은 확실히 우리 편일 수 밖에 없기 때문(舊소련 멸망의 교훈)이다.

앞으로도 ‘담대한 구상’과 ‘인태전략’의 기조하에 ▲자주국방, 한미공조, 국론결집을 바탕으로한 튼튼한 안보태세 구축과 ▲도발시 즉각 응징(북한체제 정상화를 위한 공개·비공개 활동 병행)을 통해 김정은의 셈법을 꾸준히 바꾸어 나가면 된다.

유비무환-국론통합-주동작위(主動作爲)-적수천석(滴水穿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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