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접근자 사격이 혁혁한 공이라고?” 北, 폭풍군단 연말 표창

모범전투원 20명, 국기훈장 2급 등 표창 수여...일부 군인들 "비인간적인 훈장" 지적도

사격표적지
북한 철조망에 설치된 사격표적지(기사와 무관).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최근 북중 국경에서 주민 감시 및 통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폭풍군단(11군단) 및 국경경비대를 대상으로 연말 모범전투원 표창식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지난 10일 50여 명의 지휘관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모범전투원 포창식이 열렸다”면서 “국경 철통방어에 동원되어 불굴의 투지력을 발휘한 이들을 치하하고 방역전 승리를 축하하는 자리를 가진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에 모범전투원으로 선정된 인원은 총 20여 명”이라면서 “정부는 이들이 국경 수비에서 승리적 전진을 이뤄내고 방역전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의 모범전투원 선정 기준은 ‘국경봉쇄 포고에 따른 전투명령대로 국경연선 1~2키로(km) 내 접근자들인 비법 월경자, 국경접근자들을 단호지 제지하고 명중사격으로 처리한 군인들’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2020년 8월 포고를 통해 ‘(국경)봉쇄선으로부터 1~2km 계선에 완충지대를 설정하고, 이곳에 비조직적으로 들어간 인원과 짐승에 대해서는 무조건 사격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총성이 이어졌고,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식량을 구하러 가다 총에 맞는 등 안타까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같은 비인간적인 지시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한다.

하지만 당국은 실제 사격을 집행한 군인들은 ‘전시(戰時) 같은 상황에서 국경초소와 진지를 모범적으로 사수하고 나타나는 현상들과 문제점들을 제때에 포착하고 사건 진행을 늦추는 데 기여한 대원들’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즉, “코로나 방역전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국경초소를 사수한 사상이 투철한 군인들”이라는 인식이다.

실제 북한 당국은 이들에게 국기훈장 제2급은 물론 부대 표창을 수여했으며, 이는 각 부대 정치위원이 담당했다고 한다.

또한 입당(入黨) 작업도 진행하고, 제대 후 본인이 원하는 대학이나 군관학교, 군사대학도 우선으로 보내줄 것이라고 모범전투원의 의미를 부각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모범전투원 표창 수여 모임에 참가한 군관들과 군인들 사이에서는 축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사랑하는 부모 형제나 다름없는 주민들을 총으로 저지한 군인들에 대해 내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듯한 표정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군관들과 군인들은 “적도 아니고 혈육 같은 주민들을 총으로 쏴 죽이고 받은 훈장”이라고 평가하면서 “너무 비인간적인 훈장이라고 반기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