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업 생산량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북한 당국이 지방 무역 회사들의 곡물 수입 허가권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지방 무역 회사들에 ‘쌀이나 강냉이(옥수수)를 수입할 수 있다면 무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 대외경제성은 곡물 수입 계획서를 제출한 무역 회사를 대상으로 무역 허가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실제 곡물 수입에 나서는 주체는 각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무역 회사들이지만, 쌀이나 옥수수 수입을 의뢰한 기관은 농촌경영위원회, 협동농장 등 농업 관련 기관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가식량판매소가 지역 농업 관련 기관에 앞으로 6개월 동안 수급할 수 있는 곡물량 조달을 지시했으나 이를 마련하지 못한 기관들이 무역 회사에 곡물 수입을 의뢰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올해 농업 생산량 부족으로 자체적으로 곡물을 수급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파악한 북한 당국도 대외경제성을 통해 중국에 곡물을 조달할 수 있는 대방(무역업자)이 있고 과거 수입 활동에 정상적으로 참여한 전례가 있다면 최대한 무역을 허가해 주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는 내년부터 코로나 이전처럼 양강도나 함경북도에서도 중국과 무역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 차단을 명목으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전체 무역의 90% 이상이 남포항과 송림항 등을 통한 선박 무역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조만간 육로 무역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최근 무역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북한 원화 대비 달러나 위안화 환율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북한 원·달러 환율은 8400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장기화 속 지속되는 국경통제로 무역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던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평양에서는 북한 원·달러 환율이 4700원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한편, 육로를 통한 중국과의 무역이 확대될 경우 개인 민간 무역업자들이 기관 무역에 동참해 밀수를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현재 무역관리위원회에서는 수입 품목과 양에 대해 정확하게 국가에 보고만 한다면 개인도 무역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한다”며 “다만 수입량의 20%는 반드시 세금으로 내도록 하겠다는 정책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