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이 연기로 가득…자고 있던 군인 10여 명 의식 잃어

軍 "동기훈련 기간 질식 사고 대응능력 점검" 지시…사고 시 초상화 사수 강조해 군인들 비난

북한 평안남도 순천의 한 살림집 앞에 연탄이 깔려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군 공군 및 반항공군 사령부 직속 구분대에서 심야 시간대에 집단 가스 질식 사고가 발생해 한바탕 소동이 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5일 “공군사령부 직속 갱 관리 중대 병영에서 지난달 30일 새벽 2시에 군인 16명이 가스 질식으로 의식을 잃는 사건이 벌어져 사령부 지휘부와 군의소와 호병원이 비상소집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일 갱 관리 중대 직일병은 다음 근무 인원을 깨우러 소대 병실(兵室)에 들어갔다가 안개가 자욱한 것을 목격했고, 군인들을 아무리 흔들어도 깨어나지 않자 사고 실태를 즉각 직일관에게 유선으로 보고했다.

보고받은 직일관은 즉시 갱 관리 중대를 비상소집하고 초기대처 차원에서 구급차나 호송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의식 없는 군인들을 병실에서 끌어내 병영 밖 마당 흙바닥에 엎드려 눕히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질식사가 발생한 갱 관리 중대는 10월 20일부터 소대 병실마다 구멍탄(연탄)이나 진탄(석탄과 물을 섞어 빚은 탄)을 때는 철 난로를 들여놨는데, 탄이 연소하는 과정에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난로 연통 틈으로 새어 나와 자고 있던 군인들의 질식을 유발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사고가 발생한 소대 병실에 누워 자고 있던 군인들은 25명 정도 됐고, 1~2층 마다라스(매트리스) 형식으로 된 침대(이층침대)에서 특히 1층에서 자고 있던 16명이 의식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 이후 공군 및 반항공군 사령부 작전부는 산하 전체 부대들에 즉시 일일 상번 통보를 내려보내 ‘동기훈련 기간 병영 내 가스 질식사고 대응능력을 철저히 점검하고 가스 순찰을 강화하라’고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겨울철 빈번히 일어나는 질식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주문한 것이다.

아울러 사령부 작전부는 병영 내 화재 대응능력도 이번 기회에 철저히 점검하고, 직일관들이 심야에 순찰하면서 병실마다 모래주머니나 양동이, 대야와 같은 도구가 충분히 구비돼 있는지 일별로 감시하고, 병영 밖 흡연장에서의 화재를 막기 위한 초동 조치로 모래주머니를 외부에 충분히 쌓아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공군 및 반항공군 사령부 병영에는 소화전이 설치돼 있지 않아 내부에 못을 박아 모래주머니를 걸어두거나 외부에 쌓아두고 화재 상황에 대응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사령부 정치부는 병실 내에 걸려 있는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와 무기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니 화재나 그 어떤 사고에도 무조건 사수해야 한다고 교양해 “사람 목숨보다 초상화와 무기가 더 중요한 것이냐”는 군인들의 비난을 자아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