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에 또 “비상방역법 철저히 준수“ 지시문…폭행사건 때문?

국경경비대 통제 잘 따라야 한다고 강조…"국가 눈엔 국경 주민이 간첩으로 보이는 것 같다" 불만

양강도 혜산
북한 양강도 혜산시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이 북‧중 국경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비상방역법에 따른 질서를 철저히 지킬 것과 국경경비대의 통제를 잘 따를 것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5일 국경 지역에 “원인 없이 국경연선 지역으로 접근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비상방역법을 철저히 준수해 겨울철에 한 건의 사건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시문을 내렸다.

이 지시문에는 “국경 지역의 일꾼들과 주민들은 국경을 지키는 군인들의 지시와 통제에 이유를 불문하고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시문이 내려진 원인은 앞서 혜산 국경 지역에서 압록강에 접근하려는 주민과 이를 제지하려는 군인 간에 싸움이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실제 지난 10일 혜산시 혜강동의 한 주민은 점심 시간에 세탁을 하기 위해 연선으로 들어서려다 압록강에 세탁하러 간다는 인민반장의 확인서가 없다는 이유로 국경경비대 군인들로부터 제지당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이 주민은 경비대 군인들의 통제에 따르지 않고 “내 집 앞에도 마음대로 못 다니냐”며 언성을 높이며 항의했고, 군인들과 계속 말다툼하던 끝에 들고 있던 빨래방망이를 휘둘렀다고 한다.

이에 군인들도 무기로 주민을 무차별적으로 때리면서 쌍방 폭행 사건으로 번졌다.

결국 이 사건이 중앙에까지 보고되면서 이를 계기로 또다시 국경 지역에 주민 통제를 강화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최근 주민들이 국경연선에 들어섰다가 화를 당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비상방역을 이유로 국경 주민들에 대한 통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에 사람들은 ‘국가의 눈에는 국경 지역 주민들이 간첩이나 반동 세력으로 보이는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국경 지역에 대한 통제와 단속을 이렇게까지 강화할 수 있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