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게 많아진 꽃제비들, 구걸하다 못해 빈집털이 일삼아

길거리 떠도는 어린이들 늘어나는데 국가는 방치…주민들 눈살 찌푸리며 한숨

양강도 혜산의 어느 거리의 꽃제비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남도 단천시에서 일명 ‘꽃제비’로 불리는 부랑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요즘 들어 단천시에 아동 꽃제비들이 많아졌다”며 “먹을 것도 잘 곳도 없는 아이들이 역전과 장마당 주변, 길거리에서 헤매고 있으나 시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에서는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단천시에서는 부랑아들이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눈에 띄는 것은 이들 대부분이 10대로 보이는 어린아이들이다.

부모가 있거나 집이 있어도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거리로 뛰쳐나와 꽃제비 생활을 하는 아이들은 물론 부모로부터 버림 받은 아이들까지 각양각색의 아이들이 현재 길거리를 떠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일반 주민들도 시장 음식이나 길거리 음식을 사 먹기도 어려운 정도의 심각한 경제난과 식량난을 겪고 있어 이런 부랑아들에게 관심을 둘 수 없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요즘은 너나 할 것 없이 하루 세끼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거의 전쟁”이라며 “어린아이들이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길에서 배고픔과 추위에 떨고 있지만 사람들도 아이들을 동정만 할 뿐 그들의 굶주림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들은 길거리에 나앉아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없어 한 끼를 해결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보통 부랑아들은 길에서 구걸하며 끼니를 해결하는데, 요새는 그렇게 해도 하루 한 끼 먹기가 힘들자 이제는 장마당 주변 살림집들을 돌아다니며 빈집털이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요즘은 길가에 굶어 죽은 사람이 많이 없을 뿐이지 꽃제비들이 늘어나 ‘고난의 행군’을 방불케 하고 있다”며 “부모의 보호 속에 근심 걱정 없이 뛰어놀며 한창 성장해야 할 나이의 아이들도 꽃제비로 전락해 떠돌이 생활을 이어 가고 심지어 도적질까지 일삼고 있는데도 국가는 이를 방치하고 있어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런 실정에 주민들은 나라의 앞날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가족의 생계는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걱정하며 깊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