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삼지연서 군관 가족 사라져…가계 빚 때문에 탈북?

당 창건일 전날 새벽 3인 가족 자취 감춰…중국으로 갔을 가능성 크다는 말 나와

김정은 삼지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사진으로 공개한 삼지연시 전경.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 9일 양강도 삼지연시 소재 2·16사단 소속의 한 군관이 가족과 함께 사라진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25일 “가정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2·16사단의 한 군관이 지난 9일 새벽에 아내와 딸과 함께 사라져 현재 군(軍) 보위부와 삼지연시 보위부가 공동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삼지연시에는 군관의 아내가 장사를 하다 큰 빚을 져 빚 독촉을 받는 상황이었고, 남편인 군관은 아내의 장사 빚을 수습하느라 삼지연 건설자재들을 빼돌린 혐의로 위기에 처해있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실제 2·16사단 지휘부에는 ‘10월 10일이 지나면 삼지연 건설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한다’는 지시가 내려졌는데, 이미 전부터 자재 횡령 문제로 부대 내에서 말밥이 되고 있던 군관은 이에 불안감을 크게 느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함께 복무한 다른 군관들 속에서 나왔다는 전언이다.

현재 내부에서는 이들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건너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관 아내의 친척들이 중국에 있어 이들의 탈북에 도움을 줬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소식통은 “군관 가족이 사라졌다는 것이 주민들 속에 소문이 난 뒤에 빚군(빚쟁이)들이 그 집에 몰려들어 집 안에 있는 가마를 비롯한 물건들을 남김없이 털어가느라 분주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뒤늦게 도착한 시 보위부가 주민들의 접근을 금지하고 밤새 수사를 벌였으며, 양강도 내 전 국경경비대와 폭풍군단 현지 지휘부에도 사건이 전달돼 한동안 일대가 난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삼지연 국경 지역은 이번 사건 발생 이후 현지 국경경비대, 폭풍군단, 국경경비여단 급파 1개 중대, 시 보위부, 시 안전부, 시 노농적위대, 사적지 보위대 등 사실상 모든 인력이 동원돼 겹겹이 봉쇄에 들어갔다고 한다.

소식통은 “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을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건은 초반에 삼지연 현지 군 부대들과 시 보위부만 알고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으나 나중에는 국가보위성에까지 보고됐다”며 “현재 보위부는 이들이 중국에 갔다고 해도 바로 남조선(남한)으로는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차후 대책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군(軍) 보위부와 삼지연시 보위부는 사라진 군관과 그 가족이 국경경비대 근무 성원들과 결탁한 점이 있는지 등을 밝혀내기 위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