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 창건일에 간부 대상 강연회 진행…김정은 지도력 부각

"위대한 혁명 영도 아래 핵무력 국가됐다” 자평…핵무력 정책 법제화도 성과로 내세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국가 기념일인 당 창건일(10월 10일) 당일 오전 간부들을 모아 놓고 기념 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강연회는 지난 10년간 핵무력을 발전시켜 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력을 부각하고 충성심을 고취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12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0일 오전 중앙당, 국방성, 내각,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 등 주요 기관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핵무력 정책 법제화와 최근 진행된 일련의 미사일 발사 훈련과 관련해 사상 교육을 진행했다.

강연회는 기관별로 각각 다른 장소에서 진행됐으며, 여기에는 비서급 대상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당 창건일에는 기념 강연회가 열리고 김 위원장이 직접 연설을 하기도 했지만, 올해 진행된 강연회에는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았고 당 조직지도부가 작성한 학습자료만 하달됐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학습자료에는 ‘김 위원장의 지난 10년 위대한 혁명 영도 아래 전 세계가 두려워하는 핵무력 국가가 될 수 있었고, 후손들에게 전쟁이 없는 나라를 물려줄 수 있게 됐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북한은 ‘핵보유국이 돼 더 이상 어떤 나라도 함부로 선제 공격을 할 수 없다’고 자평하면서 이를 간부들에게도 교육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달에 있었던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를 김 위원장 집권 10년간의 가장 큰 성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보름간 7차례에 걸쳐 진행된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핵무력 법제화는 이론이나 정책만으로 존재하는 추상적인 결정이 아니라 실제적인 행동이며 원수님(김 위원장)의 위대한 영도로만 집행되는 필승불패의 전략’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주요 기관의 고위급 간부들에게 탄도미사일 발사의 대내적 목적과 의의를 설명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은 이번 강연회에서 대외적인 3주적(한·미·일)이 한반도 수역에서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벌이며 핵항공모함을 끌어들인 상황을 거론하며 김 위원장의 영도를 중심으로 한 핵무력 강화를 강조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10일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하고 지도하는 사진을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이는 오직 수령만이 핵무기 사용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점과 김 위원장의 집권으로 핵무력 위용을 갖추게 됐다는 점을 대내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최근 진행된 7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중 3차례 이상 직접 참관했으며, 최고사령부의 역사기록부 간부들이 현장에 동행해 사진과 영상 등을 촬영한 것으로 파악된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미사일 발사, 연구 아닌 실전 훈련”…전략군 싸움준비 평가)

이를 통해 북한은 핵무장력을 김 위원장 집권 10년의 성과로 내세워 대(對)주민 선전을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북한은 10일 오전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강연회를 마치면서 간부들에게 나흘 후까지 각자 반영문(감상문)을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핵무력 강화 업적을 이룬 김 위원장의 지도력을 찬양하고 이에 대한 개인적인 감회, 앞으로 간부로서 해 나갈 사업에 대한 계획 등을 직접 글로 써서 제출하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핵무력 정책 법제화와 미사일 발사에 대한 간부들의 사상 상태를 반영하고 교양하는 이러한 강연회는 하급 간부와 근로자들에게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