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국과 육로 무역 재개하나?… “준비사업 빈틈없이 진행”

양강도 무역국 수출 물량 확보 지시…中 무역업자 "北에선 어떻게든 무역 재개하려는 입장"

조중우의교를 통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넘어오고 있는 트럭. /사진=데일리NK

북한 내부에서 중국과의 육로 무역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전 국경 지역에서 무역을 전면 재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로서는 평안북도 신의주세관을 통한 제한적인 무역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양강도를 비롯한 전국의 도 무역관리국과 연관 단위들에 ‘중국과의 무역 재개를 위한 준비 사업을 빈틈없이 진행하라’는 대외경제성의 지시가 내려졌다.

이에 따라 양강도 무역국은 중국 무역회사들과 연계된 각 무역 단위들에 수출품 마련에 나설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소식통은 “지난 1일 도 무역국에서 시, 군의 무역회사들과 관련 기관들에 이달 말부터 무역이 진행될 수도 있으니 코로나 사태 이후 확보된 수출 물량의 보관 관리를 잘할 것과 추후 수출 물자를 확보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강도 혜산시, 삼지연시, 김형직군 등의 무역회사들과 관련 기업소들에서는 수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전언이다. 당장 10월 말부터 무역이 재개되는 경우 그동안 쌓여 있던 물량을 하루 이틀 뽑고 나면 이후에 수출할 물량이 형편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출 물량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면 당국으로부터 질책과 처벌을 받을 수 있어 무역일꾼들이 삼수, 갑산, 풍서, 김형권군 등지로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 발이 닳도록 뛰어다녀야 하는 실정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 양강도의 주요 수출품은 통나무와 약초, 광물 등인데, 그중에서도 지하 매장량이 많은 구리정광과 아연, 중석 등이 양강도에서 손꼽는 광물 수출품에 속한다.

이에 혜산청년광산과 대봉광산, 후창광산, 운흥광산 등 광물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소들에서는 무역 재개에 대비해 설비 점검과 보수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 광산은 코로나 사태로 2년 반 넘게 무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생산체계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소식통은 “이달 말부터 무역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혜산세관은 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강도에서 생산된 수출품들은 신의주세관을 통해 수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현지에서는 북중 무역이 재개되면 오랜 기간 북한과 무역을 진행해 온 중국 무역업자들의 북한 입국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수년간 대북 무역을 해온 중국의 한 무역업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중조무역과 관련한 우리(중국) 정부의 입장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하고 있고, 국경 지역에 있는 조선(북한) 무역관계자들과도 수시로 통화하면서 그쪽 상황도 지속해서 파악하고 있다”며 “조선에서는 어떻게든 무역을 재개하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당 대회(중국 공산당 제29차 전국대표대회)가 끝난 후 상인들의 조선 입국을 공식적으로 승인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조선에서 코로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달 말부터는 무역 재개는 물론 상인들의 북한 내 출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