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향후 중국에 파견할 여성 노동자를 선발할 때 나이와 자녀 유무를 중요하게 고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젊고 자녀가 없는 여성들의 해외 파견을 제한하려 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중국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지 오래돼 이른 시간 내에 들여보내려 한다”면서 “그런데 앞으로는 나이 많은 사람들로 (파견 노동자를) 뽑을 생각이어서 젊은 여성들이 다시 못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나라 인구가 적은데다 아이 낳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해외에 젊은 여성들을 내보내 더 문제라고 보고 있다”며 “요즘은 아이 둘 갖는 사람이 적어 나라에서 이를 대처하기 위해서 파견 노동자를 조절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북한에서는 저출산 문제가 심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유엔인구기금(UNFPA)은 ‘세계 인구 현황 2022’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9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보다 낮은 수준이며 다른 개발 도상국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실제 중국의 의류 가공업체나 봉제 공장에 파견돼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 가운데는 20대 여성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소식통은 “젊은 여성 노동자들은 20대 초반부터 미혼인 상태에서 중국에 나와 아직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결혼·출산 적령기에 있는 여성들의 해외 파견이 자국의 출산율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북한은 자녀가 없는 젊은 여성들의 파견을 제한하고 비교적 나이가 많거나 자녀가 있는 여성 위주로 해외 파견 노동자를 선발하려 한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북한은 선발자의 나이를 제한하는 방식도 사용하려 하고, 파견 노동자가 되려면 아이를 낳은 다음 지원하라는 태도”라고 말했다.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많은 나라에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출산율 문제 해결을 위해 여성들의 파견 기회를 제한하는 등 오히려 노동권을 침해하는 모습이다.
한편 상당수 재중 북한 노동자들이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은 이를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고 치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젊은 노동자들이 정신 이상에 많이 걸려 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며 “그런데 북한은 정신 이상에 걸리는 문제를 나이가 어려서라고 생각해 나이가 많은 30대 이후의 사람들을 위주로 선발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앞서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지린(吉林)성과 랴오닝(療寧)성 등에 장기간 체류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호소해 정신과 진료를 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중국 내 北 노동자 우울증·무기력증 심각…정신과 진료 받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