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성폭행한 양강도 국경경비대 군인, 비판 무대 세워져

가해 군인은 일계급 강등…"유사 사건 발생하면 군민관계 훼손으로 심각히 처리할 것" 경고

청수 청수구 평안북도 국경경비대 하전사 압록강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 유역의 초소와 국경경비대원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양강도 갑산군에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처녀를 성폭행한 국경경비대의 한 군인이 비판 무대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갑산군의 국경경비대에서 복무하는 20살의 한 군인이 18살 처녀를 강간한 것으로 신고돼 국경경비여단이 긴급조치를 내리고 대사상투쟁회의를 소집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갑산군 오일리에 부대 부업지를 가진 국경경비대 직속 경리소대 인원들은 강냉이(옥수수)밭 오두막을 지키고 있었고, 먹고 살기 힘든 읍내 주민들은 군인들에게 필요한 공업품이나 필수품들을 가져다주고 이를 강냉이와 바꿔갔다.

오일리에 사는 18살 처녀도 엄마와 함께 9월 한 달간 술과 담배를 가지고 와서 강냉이와 바꿔갔는데, 하루는 엄마 없이 혼자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사건 당일 20살 국경경비대 군인은 혼자 오두막을 지키고 서 있다가 18살 처녀가 홀로 물건을 바꾸러 오자 ‘힘들게 살아가느라 고생한다’며 위로해주는 척하면서 ‘오늘은 3배를 후하게 줄 테니 마음 놓고 가져가라’고 처녀를 오두막 안으로 유인했다.

그렇게 성폭행을 저지른 군인은 처녀가 돌아갈 때 자신의 배낭 두 개를 내어 강냉이를 더 넣어주고 심지어 집에까지 데려다줬다고 한다.

그러나 처녀의 엄마는 물건을 들고 강냉이로 바꾸러 가면 항상 못되게 굴던 군인이 강냉이를 두 배낭 더 메고 집에까지 와 준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캐물었고, 성폭행한 사실을 알게 되고는 분격해 그 길로 국경경비여단에 찾아가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경경비여단은 강냉이밭을 지키던 경리소대 당장 철수시키고 인원을 교체하는 한편, 대사상투쟁회의를 소집해 가해 군인을 무대에 세워 비판받게 한 후 일계급 강등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성폭행당한 18살 처녀의 집에 입쌀 4마대를 가져다주고 사건을 무마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주로 부대 부업지 주변에서 군인들의 강간 사건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경경비여단에서는 유사한 일들이 가을철에 더 나올 수 있다고 보고 부대별로 장악해 보고하라 지시하면서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군민관계 훼손으로 심각히 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최근에 있는 전국법무일꾼대회 회의 정신을 국경경비여단 보위부에서도 받아들여 10월 (동기)훈련 준비 기간을 군민관계 개선의 달, 군사규율 강화의 달로 제정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