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 마산령 고개에서 대형트럭 전복돼…10여 명 사상자 발생

광산 보수 위한 자재 마련에 동원된 노동자들이 사고 당해…지원·보상 없어 가족들 '분노'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다수의 주민들이 트럭에 타고 있는 모습. 방호복을 입고 소독 기구를 어깨에 맨 방역 인원도 눈에 띈다. /사진=데일리NK

지난달 말 북한 양강도 혜산시 마산령 고개에서 대형트럭이 전복되는 사고로 1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혜산시 마산동에 있는 마산령 고개에서 혜산청년광산 노동자들이 타고 있던 대형트럭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광산 갱도 보수에 필요한 모래와 자갈을 마련하는 일에 동원돼 실제 삼수군 일대에서 작업을 마치고 자재를 싣고 돌아오던 중 마산령 고개 중턱에서 갑자기 차량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사고를 당했다는 전언이다.

이로 인해 차량에 타고 있던 6명은 즉사했고, 8명은 중상을 입어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부상자들은 척추와 갈비뼈 등이 부러지고 머리에 심한 타박상을 입어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지난달 내린 폭우로 인해 마산령 도로를 비롯한 일부 비포장 도로들이 움푹 파인 데다 차량 점검도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광산에서는 부상자들에 대한 의료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지원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들이 속한 직장 일꾼들에게 교대 면회를 자주 조직하라는 지시만 내려 직장 동료들이 돌아가며 부상자들을 한 번씩 면회한 것이 전부이고, 광산 자체적으로는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식사나 의약품 보장은 물론이고 병간호까지 가족들이 감당해야 해 가족들은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광산은 사망한 노동자들에 대한 장례식 상을 마련해 준 것 외에 아무런 보상책을 세우지 않고 있어 유가족들이 원통함을 표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쌀 1g, 돈 한 푼 안 주는 직장에 매일 출근한 노동자들에 차례진 것은 죽음과 부상뿐”이라면서 “직장 일꾼들은 직장에 출근 안 하는 것은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죄인 취급하며 출근을 강요하다가도 정작 일하는 중에 사고가 발생하면 모르쇠로 일관하고 ‘운명이니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해 유가족들과 부상자 가족들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