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와 강풍에 황해도 농경지·농작물 피해 속출…농민들 ‘곡소리’

예방 작업 진행했지만 곳곳서 피해 발생…농민들 속에선 올해 분배 없을 것 같다는 말 돌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7월 1일 배수양수설비 가동 준비, 고랑 파기, 새끼줄 늘이기, 여러 개체 묶어주기 등 각 지역에서 장마철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진행 중인 대책 사업들을 소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황해도 일부 지역에서 폭우와 강풍으로 인해 농경지와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쏟아진 폭우로 북한 황해북도 금천군과 토산군, 장풍군 등의 지역에서 수십 정보의 논밭과 콩밭이 물에 잠기고 강냉이(옥수수)대가 강풍에 넘어지는 등 농경지 침수 및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또 황해남도 청단군과 배천군, 연안군의 일부 지역에서도 폭우와 강한 비바람에 의한 농경지 파괴와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는데, 그중에서도 청단군의 협동농장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청단군의 운곡리와 청정리 협동농장들에서는 농경지들이 물에 잠긴 것은 물론이고 살림집과 시설물들이 파괴돼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아 집을 잃은 일부 주민들은 작업반 휴게실이나 탁아유치원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렇듯 북한 황해도에서 폭우와 강풍에 의한 피해가 속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북한은 농업 부문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안전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할 뿐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최근 북한이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열어 방역전 승리를 선언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만큼 성과 자축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자연재해 언급은 되도록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장마에 대비해 농경지들과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했지만, 연일 쏟아지는 폭우와 강풍의 피해를 막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지금도 황해남도와 황해북도의 농장들에서는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농민들은 한해 농사 결과에 따라 식량문제가 좌지우지된다. 한해 농사가 잘됐다 하더라도 국가기관에 일정량의 농작물을 바치고 나면 실제 농민들에게 분배되는 양이 형편없이 부족해 분배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장마철 폭우, 강풍에 따른 농경지와 농작물 피해로 가을에 식량을 분배받지 못할 것 같다는 말도 돌고 있어 농민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