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터넷 전문 매체인 AccessDPRK 기사(2013.03.02.)에 의하면 북한에 여러 섬이 있는데, 그 중에서 평북 철산군 선천만 앞바다에 한반도 닮은 꼴의 섬이 있다고 소개하였다. 구글어스에 들어가서 이 섬을 찾아보았다.
그림 1에서 보면, 가운데 있는 섬이 영락없는 한반도 모양이다. AccessDPRK 웹사이트 개인 운영자 Jacob Bogle씨의 눈썰미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또한, 그분의 우리 한국에 관한 지식과 관심 그리고 열의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 아마도 Bogle 씨가 전생에 한국인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과 함께, 무엇 때문에 그렇게 북한 영상연구에 몰두하는 건지 개인적인 궁금함을 물어보고 싶다.

그림 1의 섬들은 이름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 구글어스에서 ‘mugunjang-do(무군장-도)’라고 주기를 달아 놓은 것이 유일하다. 무군이라는 말은 네이버 사전에 의하면, ‘無軍’일 것으로 추측이 되는데, 이는 조선시대 수영(水營)에 속한 예비 싸움배를 전투 시 손실에 대비하여 평안도 노강(老江)에 배치한 수군진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무군장은 싸움배가 예비로 배치된 장소라는 ‘無軍場’인 것으로 추정이 된다. 우리 한국인들도 잘 모르는 ‘mugunjang-do’라는 지명을 달아 놓은 구글어스의 세계 지리정보력이 또한 놀랍기만 하다. 한편, 이 섬들에서는 인공시설이 눈에 띄지 않는 점으로 보아 무인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숲은 무성하게 잘 보존돼 있어 녹색의 푸르름이 한껏 좋아 보인다.
북한에는 한반도 닮은 꼴 조형물이 평양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평양 대성산 기슭에 조성된 민속공원에 한반도 모형이 있다(그림 2 좌측). 지금은 다 철거해버려서 폐허만 남고 없는데, 이 민속공원은 과거 김정일 지시로 장성택이 위임받고 주도해서 약 60만 평 부지에 건설한 것으로 2012년에 준공됐다. 하지만,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은 민속공원을 보면 생각난다고 ’흔적도 보기 싫다고 다 없애라’고 해서 그냥 모두 철거해버린 것이다.

그림 2 좌측 영상에서 한반도 모형이 보이는데, 우측 영상에서는 모형이 지워졌고 호수도 메워지고, 황룡사탑과 거북선 등 역사적 건축물이 축소 모형으로 제작됐다고 하는 것들이 모두 부서지고 폐허가 되어 아직까지 흉물로만 남아 있다. 영상에서는 서슬 퍼런 숙청의 찬바람이 휘몰아치던 당시 상황의 황량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하다. 장성택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하늘을 찔렀는지 짐작게 한다. 어린 지도자는 고모부가 그렇게 죽도록 미웠나 보다.
한편, 우리 대한민국에도 한반도 닮은 꼴의 지형이 있다. 강원도 양구 파로호에 가면 상류에 ‘한반도 섬’이 있는데(그림 3), 한반도 축소 모형의 인공습지라고 한다. 이곳 파로호는 강원도 양구군과 화천군에 걸쳐 있으며, 1944년 화천댐 건설로 생겨난 인공호수이고, 원래 이름은 ‘대붕호’로 불리었다. ‘파로호’라는 이름은 6.25 동란(김일성의 난) 당시 우리 용맹한 국군이 치열한 격전 끝에 중공군 3만명을 섬멸한 바 있으며, 당시 이 ‘현대판 살수대첩’의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오랑캐를 대파한 호수’라는 뜻으로 우남 이승만 대통령이 내린 휘호라고 한다.

한반도 모형의 자연지형으로는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광하리에 ‘쉬기대’라는 곳도 있다(그림 4).

한반도 닮은 꼴 지형으로는 강원도 영월 한반도면, 충북 옥천군 둔주봉, 전남 순창 구림면 금천리 등 그 외에도 여러 곳이 더 있다.
AccessDPRK 개인 운영자 Jacob Bogle씨가 이방인의 눈으로 한반도 모형의 북한 섬을 발견하고 소개한 것이 신기해서 남북한 전반에 걸쳐서 유사 형태의 지형과 지물을 추가로 살펴보고 얽힌 역사를 더듬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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