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에서 ‘전국 미장공 경기’가 치러진 이후 엉망이 된 현장을 수습하느라 건설장의 군인과 노동자들이 진땀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은 9일 “화성구역 주택지구 건설장에서 지난달 초에 미장공 경기가 열렸는데, 이후에 거칠어진 미장 면을 다시 맞추는 두벌 작업이 여러 곳에서 진행됐다”며 “여기에는 이번 경기에 참가하지 않은 일반 군민(軍民) 미장공들이 투입됐고, 이들은 20여 일간 주야 18시간 작업에 내몰렸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는 앞서 ‘인민경제 부문별 직종별 기능공대회 2022’ 가운데 ‘미장공 경기’가 지난달 1일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주택 건설 현장에서 진행됐으며,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미장공들이 이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 미장공 경기가 치러진 현장 곳곳이 엉망이 되면서 뒷수습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미장공 경기가 끝나고 일부 현장 지휘부들에서 건설장 종합 지휘부에 의견과 신소가 빗발쳤다”며 “경기에서 1, 2, 3등을 한 미장공 현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몰탈(모르타르)을 다시 깎아내거나 덧바르는 평탄화 작업을 해야 하는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장 기능공들 간의 경쟁을 유도해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의 속도와 질을 높이려던 것이 당국의 의도였지만, 오히려 현장에서는 미장공 경기 뒤처리로 몸살을 앓은 셈이다.
살림집 건설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하는 현장 지휘부들에서는 결국 평탄화 작업에 일반 군민 미장공들을 동원해 주야로 내몰았고, 이로써 이달 초 겨우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뒷수습에 동원된 미장공들 속에서는 ‘경기를 위한 경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경기로 속도만 내느라 재작업이 불가피한데 차라리 차근차근 미장하는 것이 더 곱고 질도 보장된다’는 등의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한편 소식통은 “한심해진 미장 면을 다 맞춘 시공 참모들도 있지만 안 맞추고 그냥 넘어간 곳도 있다”며 “특히 일부 현장 지휘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상부에 ‘미장공 경기로 한층 시공 속도가 빨라졌다’고 허위 보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현장의 일부 양심 있는 시공 참모들은 “건설의 질이 달라지려면 건설지휘관들의 사상과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