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 돈주들 보위국에 줄줄이 체포…알고 보니 대형사건?

금괴 대량으로 밀수한 사건 드러나 수사 확대…연루자 1명 종적 감춰 수배령까지 내려

2018 북한 혜산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이른바 ‘돈주’로 불리는 신흥 부자들이 도 보위국에 줄줄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국경봉쇄에도 불구하고 다량의 금괴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1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혜산시에서 40대 여성 주민이 도 보위국에 체포됐다.

그는 과거 귀금속 밀수를 해왔으나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더는 밀수를 할 수 없게 되자 한국과 중국에 사는 탈북민들이 북한 내 가족들에게 보낸 돈을 받아 전해주는 일에 뛰어들었고, 그러다 최근 꼬리가 잡혀 붙잡혔다는 전언이다.

체포 당시 그의 자택에서 거액의 외화와 중국산 휴대전화가 발견되면서 도 보위국은 해외송금 출처와 받는 대상, 송금 경로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 이 여성 주민은 코로나 봉쇄 기간 본인 외 3명이 돈을 합쳐 대봉광산과 후창광산 등 금광이 있는 지역에서 생산된 금괴를 대량으로 사들여 여러 차례 중국으로 넘겼다고 자백했다고 한다.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도 보위국은 금괴 밀수에 가담한 대상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나머지 3명에 대한 체포에 나섰다. 그러나 1명은 이미 종적을 감췄고 나머지 2명만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도망친 주민은 보위부 고위간부의 비호를 받는 대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사전에 누군가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지 않고서야 어떻게 알고 피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도 보위국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보위부, 국경경비대, 비상방역기관에 대한 조사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금괴 운반에 도움을 준 보위부 10호 초소 성원들과 시 보위부 운전수, 금괴를 중국에 넘긴 국경경비대 군관 등을 집중 조사 중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도 보위국은 현재 이번 수사를 철저히 내적으로 조용히 진행하고 있지만, 이 사안이 중앙에까지 보고되면 대형사건으로 번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도망친 사람을 체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며 “김정숙군과 보천군, 대홍단군 등 국경연선 지역 보위부와 안전부에 비상을 걸어 가택 수색을 벌이는 등 수배령까지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산밖에 없는 양강도에서 국가에서 식량 공급을 해주지 않으면 사실상 먹고사는 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며 “어떤 방법이든 그나마 돈주들이 시중에 돈을 유통시키기 때문에 봉쇄에도 일반 사람들이 먹고산 것인데, 그런 사람들마저 다 잡아가면 사실상 일반 주민들은 답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