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격리 끝나면 완치자로…격리 중 탈출·무단외출 시 체포

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격리병동
북한의 격리병동. /사진=붉은별tv 유튜브(YouTube) 화면캡처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에 진단 장비, 백신 등 치료제마저 부족한 북한에서는 마땅한 치료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은 연일 매체를 통해 수십만 명이 완치됐다고 밝히고 있어 완치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자가격리 7, 시설 격리 7~10일이면 완치자로 분류

평양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자가격리는 7일, 시설 수용자는 7~10일이 지나면 완치자로 분류된다”며 “열이 있거나 기침하더라도 격리가 해제된다”고 전했다. 발열 등 증세로 격리됐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완치‘ 판정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앞서 내부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공개하면서 감염자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치명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 경증이나 무증상 상태에서 대부분 자연치유 된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의 백신 접종률이 낮고 식량난 등으로 영양 상태도 좋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욱이 진단, 검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재감염이 발생하거나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17일(현지시각)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곳에서 항상 새 변이 출현 위험이 더 크다면서 북한의 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격리시설 공급 사정 열악자가격리자 보급도 전혀 없어

북한은 평양시의 발열자 발생 추이를 보면서 추가로 3곳에 격리시설을 건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평양에 이송해야 할 환자가 더 늘어나면 임시 격리시설을 추가로 3곳을 더 건설한다는 계획”이라며 “군인들을 동원하면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북한, 평양 락랑·은정구역에 코로나19 임시 격리시설 마련)

그러면서 그는 “격리시설에 수용된 사람들에게는 통강냉이(통옥수수)밥이나 감자를 공급하고 있다”며 “락랑구역 임시 격리시설의 경우 아침저녁은 통강냉이밥 반 그릇과 소금국, 점심은 강냉이 국수에 염장국을 준다”고 전했다.

그나마 평양시민들이 수용되는 격리시설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공급 사정이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에 격리된 주민들은 이보다 더 열악한 처지에 놓여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충분한 영양 보충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집에서 격리하는 주민들에 대한 보급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자가격리자는 인민반장, 동 분주소 주재원(안전원), 담당 보위원, 위생방역소, 진료소 호 담당 의사가 관리한다”면서 “자가격리되면 밥은 인민반장이 책임지고 필요시 자가격리자 간에 전화해서 밥을 빌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인민반장이 격리자 식사를 책임진다는 것도 단순히 확인 차원일 뿐 실제 식사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며, 국가 차원의 지원도 전혀 없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어 소식통은 “자가격리 전 식량을 빌리거나 장마당에 구입해 두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주민들은 누구나 자가격리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식량뿐만 아니라 땔감, 소금, 채소, 된장 등을 구입해 두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물자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필품 가격이 불안정한데, 여기에 자가격리를 염두에 둔 사재기 현상까지 덮치면 물가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각지의 의대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보탬이 되기 위해 나서고 있다면서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격리시설 탈출·자가격리 중 무단외출 발각되면 체포 후 감금

한편, 북한 당국은 격리시설을 탈출하거나 격리 기간 중 외출한 사람들을 체포해 감금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소식통은 “평양시 안전국이 격리시설에서 탈출하거나 자가 격리 중 외출한 사람들을 체포해 구역 안전부 구류장과 대기실 등에 구금하고 있다”며 “체포, 구금된 사람들은 비상방역사령부 직속 안전성 기동타격대원들에 의해 호송차로 귀가 조치된다”고 전했다.

자가격리자의 무단외출은 당 정책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심각한 행위로 취급되기 때문에 인민반 경비가 주야로 자가격리자들을 감시하면서 수시로 상급에 상황을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일부 주민들은 무단외출을 감행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이 식량이나 생필품을 구하기 위한 목적인데, 단속돼 체포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안전성 기동타격대원들은) 무단 이탈자를 귀가 조치한 후 집 문에 못을 박아 다시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다”며 “인민반 경비들은 해당 가구의 복도 부엌 창문이나 단층 창문으로 매일 인원 점검을 하고 병 상태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적잖은 공포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두 번이나 방역 지침을 어기면 반역자 취급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너무 강력한 통제에 재차 탈출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