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된 주민 탈북에 北 ‘발칵’…김정은 “책임자 엄벌” 지시

사건 발생 후 국가보위성에 1호 지시 내려져…탈북 주민 北 송환될 시 사형 선고 가능성도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에 설치된 북한 초소. /사진=데일리NK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넘어간 북한 주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단둥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해당 사건으로 북한 내부도 발칵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명령하면서 책임자들의 해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1일 국가보위성에 탈북자 발생과 관련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엄벌 명령이 담긴 김 위원장의 ‘1호 지시’가 하달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코로나 확진자 발생 사실을 인정하고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며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했다. 이후 전국에 이동금지 명령이 내려지고 북중 국경지역 경계 태세가 한층 강화됐음에도 탈북 사건이 발생하자 당 내부에서도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후문이다.

현재 북한 당국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중심으로 모든 기관이 전시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김 위원장의 지시에는 사건 관련자 전원을 전시법으로 처벌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국가보위성은 평안북도와 양강도 등 전체 국경경비대에 근무태세 강화 지시를 내리고 탈북이 발생한 신의주 일대 10호 초소(보위부 초소)에 대해서는 지휘관을 비롯해 모든 병력에 대한 개별 조사에 착수했다.

향후 초소 근무자는 물론이고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 등 지휘관까지 연대적 책임을 지고 줄줄이 해임·철직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신의주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설치된 주요 보위부 초소인 석하(피현)·상단·하단·백사 초소 등은 이번 사태로 병력이 전원 교체된 상태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은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넘어가려면 다수의 10호 초소와 방역초소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불법 도강(渡江)자들이 자력만으로 여러 초소를 모두 통과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북한 당국은 중국과 밀접한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일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인근 지역에 대한 호구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보위부 내부에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단 1차 조사 결과 최근 불법 도강한 주민 5명 모두 신의주시 압록강 하류부 위화도에 위치한 상단리와 하단리에서 출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밀수 경험으로 해당 지역의 지리와 뱃길을 잘 아는 주민들이 탈북을 감행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황금평과 구러우쯔향 인근에서 단둥으로 넘어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당국은 황금평 내에 인민군 1개 대대가 주둔해 있어 이곳을 통해 단둥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은 낮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내부 자체 조사를 통해서도 이들이 황금평이나 구러우쯔향을 통과해서 중국으로 불법 도강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한편, 중국 공안 당국은 체포된 탈북자들에 대한 신원 조사 결과를 북측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 조사에서 해당 탈북자들은 한국행이나 제3국행 의사를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이들을 단순 불법 입국자로 분류하고 북측에 신병을 인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북으로 송환되면 최고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식통은 “모든 체계가 전시법으로 돌아가고 있고 더욱이 코로나 감염자라는 게 확인됐기 때문에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들이 조선(북한)에 인계되면 군법에 의해 사형될 가능성이 100%”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