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락랑·은정구역에 코로나19 임시 격리시설 마련

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격리병동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격리병동.(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붉은별tv 유튜브 캡처

북한이 평양에 임시 격리시설을 마련해 감염자를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평양시는 지난 2년간 국가 임시 격리시설이 유일하게 없는 도시였으나 이번에는 평양시 락랑구역과 은정구역에 임시 가설물로 격리시설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임시 격리시설을 각각 평양 남쪽과 북쪽에 설치한 점이 눈에 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앞서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사실을 공식화면서 48시간 내 격리시설을 완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격리시설을 빠르게 완성하기 위해 가건물 형태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기존에 평안남도 안주시에 평양시 격리대상자를 위한 시설이 있었다”면서 “이번에 감염된 확진자들은 새로 만든 격리시설로 이동하고 안주로는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번 비루스(바이러스)는 사망률이 적다고 알고 있어서 초창기처럼 임시격리시설에는 의학적으로 병명이 확실한 대상들만 호송한다”며 “감염자의 가족들은 자가격리 인쇄종이를 출입문에 붙이고 격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낮은 점과 임시 격리시설의 수용 능력의 한계 등으로 확진자만 따로 분리해 격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15일 18시 현재까지 발생한 전국적인 유열자(발열자) 총수는 121만 3550여 명이며 그중 64만 8630여 명이 완쾌되고 56만 4860여 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김정은 “한 번은 넘어야 할 산…치명률 낮아도 방심 금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 동지는 한번은 딛고 넘어야 하는 산이고 우리나라도 늘 봉쇄만 할 수 없는 상황에 극한점이 온 것이라는 의견”이라면서 “통일적이고 집중적으로 강력한 퇴치사업을 진행할 것에 대해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위원장이) 2년 전 국경봉쇄 시작 때보다 치명률이 심하지 않은 사실에 방심하지 말고 우리나라(북한) 보건 환경 현실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매체는 16일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유통되지 않고 있다면서 인민군을 투입해 안정시키라는 특별명령을 하달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의약품 공급 실태 점검을 위해 직접 약국을 현지지도 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주민들 “지금껏 열병이라더니…세계의 다각적 지원 기대”

당국의 갑작스러운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사실 공개에 주민들은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소식통은 “2년 전이나 작년에 자가 격리하거나 국가 임시 격리시설에 보내진 사람들도 같은 증상이었지만 한 번도 코로나 비루스라고 한 적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이미 오래전부터 코로나 비루스가 우리 내부에 있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내부에서는 이미 전부터 많은 주민이 코로나19 증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사망자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은 이를 단순 열병이나 전염병 등으로 치부하면서 ‘코로나 청정국’이라고 선전해왔다.

소식통은 “2년 넘게 봉쇄되는 동안 국제사회가 치료제와 왁찐(백신) 의학 발전을 이뤄낸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세계에서 다각적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공식화하면서 의료진도 이제야 제대로 진단 내릴 수 있게 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식통은 “의료보건 부문 사람들도 코로나 비루스 증상과 유사한 병들은 국경 폐쇄 후 많이 있었지만, 국가 보건성 지도서가 내려오지 않아 병명을 정확히 명명할 수 없었다”면서 “이제는 코로나라고 하라는 지도서가 내려와 병원별 협의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료보건 부분은) 24시간 화상 토론, 보고, 지휘체계로 넘어가 당직을 3~4교대로 돌아가며 하고 있다”면서 “농촌지원 기간에 이렇게 코로나가 터져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했다.

농번기 총동원 기간에 봉쇄·이동 제한 맞물려 ‘고심’

북한은 해마다 5월이면 주민들을 총동원해 모내기 사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올해는 농업생산량 증대를 주요 사업으로 두고 추진하는 만큼 성과를 내기 위해 주민 동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지역봉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인력 동원에 고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6월 초순까지 모내기, 여름철 남새 가꾸기, 밀·보리 물주기 등에 총동원해야 하는 형편인데 지역 경계를 못 넘게 해 자기 시, 군, 구역, 리 안에서 노력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갑작스럽게 내려진 지역봉쇄 조치에 농촌지원 노력의 이동마저 제한되면서 농번기에 일손 부족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도 비상방역지휘부가 농촌지원을 조직하는 데 총집중하고 농번기 (동원) 적기를 놓치지 않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