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중앙당 조직지도부가 일명 ‘영도업적 단위’ 당·행정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사상검토 및 대대적인 인사 단행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여기서 영도업적 단위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수령이 다녀간 곳으로, 즉 현지지도, 현지시찰을 통해 현지교시, 말씀을 받은 단위, 단체를 말한다. 내부에서는 이들이 전당, 전군, 전국의 기수가 될 것을 규정·강조하고 있으며, 단위 책임일꾼 경력이면 우대가 좋고 승진도 빠르다.
이에 따라 노른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간부들의 충성도를 검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당 최고 수위 추대 10주년(4·11)을 맞아 단행했다는 점에서 ‘김정은 혁명사상’에 기초한 새로운 당내 분위기 조성을 노린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4일 데일리NK 평안남도·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앙당 지시가 하달됐다.
구체적으로 각 중앙·도급기관 사적단위, 영도업적 단위 당·행정 책임일꾼 사상검토와 이곳 단위들의 지난 10년간 당정책 관철 집행정형 및 사업실태 총화를 진행하라고 했다. 또한 이는 중앙 조직지도부와 간부부가 책임지고 집행하도록 명시했다.
이후 상황은 급격히 전개됐다. 중앙 조직지도부 사상검토 지도 성원들이 바로 내려와 각 지역 영도업적 단위 책임자들의 당 결정 관철 실무 능력과 성과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이에 간부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영도단위 책임자 연령 제한 없음’이라는 간부 사업(인사) 원칙이 이번에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실제 당국도 “지난 10년의 당(黨) 분위기를 총화(평가)·정리해야 한다” “당내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당 집권 10년을 맞아 선대(先代)를 활용한 유훈(遺訓)통치 종지부를 찍고 홀로서기를 본격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소식통은 “위에서는 연일 ‘오직 김정은 동지의 유일적 지도사상이 새로운 시대적 과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영도업적 단위와 간부대열 강화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지도검열은 내달 19일까지 약 한 달간 전국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이후 대대적 인사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