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화(花) 관리 부실 이유로…하급 간부들만 처벌한 북한 당국

지난해(2019년) 북한 꽃 달력. 김정일화, 김일성화가 삽입되어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로 선전하는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로 선전)을 앞두고 일부 지역에서 김정일화(花) 관리 소홀 혐의로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삼수군(읍) 김일성-김정일화 온실 지배인 한 모(50대) 씨가 6개월의 단련대 처벌을 받았다.

일단 김일성-김정화를 정상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온도와 습도를 잘 맞춰야 하는데 평소 땔감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씨 입장에서는 여건이 안 돼 온실을 방치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지난달 정치국 회의에서 광명성절과 태양절을 ‘성대히 경축’하기로 결정한 이후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군당위원회에서는 삼수군 자체로 김정일화 전시회를 기획하라고 했다고 한다.

결국 한 씨는 ‘행사 전까지 김정일화를 피우기가 어렵다’고 보고했고, 상부에서는 그를 직무 태만 혐의로 지배인 직에서 해임하고, 단련대 6개월의 처벌을 결정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비상방역 강화조치로 모든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김일성-김정일화 온실도 그동안 방치됐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김정일화 전시회를 한다고 꽃을 키워내라면 한 씨인들 무슨 수로 살려내는가”고 했다.

이 뿐이 아니다. 보일러를 담당하고 있는 최 모(40대) 씨는 온도 보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단련대 3개월의 처벌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화초관리원 김 모(40대) 여성의 경우 매일 군당위원회에 불려가 그동안의 화초 관리 상황과 자기 비판서를 쓰는 등 직원들에 대한 처벌도 이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다만 여기서 상부의 책임 문제는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에 “상급 간부들도 화목(땔감)과 같은 평소 온실 유지관리에 필요한 보장사업은 제대로 안 한 것 아닌가” “왜 이제와서 아랫 간부들에게만 책임을 떠 넘기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김정일화는 김정일을 존경해 온 일본 원예학자 가모 모도데루가 20년 동안 연구 개발해 선물했다고 선전하는 꽃으로 남미가 원산지인 베고니아과의 다년생 식물이다.

북한에서는 김정일을 상징하는 ‘불멸의 꽃’으로 선전되고 있으며 전국 각지에 김정일화 온실을 건설했다. 다만 관리가 어려워 일부는 중국에서 생산된 것을 구입해 들여오고 있고 있지만, 매년 김일성화와 더불어 김정일화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