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核)과 전자전(戰) 집중” 2022년 훈련 명령 하달

정찰·전자전 부대 훈련기간 7→12개월로 늘려..."전자전 싸움준비 완성의 해" 강조

정찰총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4년 북한군 정찰총국 산하 인민군 제1313부대를 시찰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군(軍)에 ‘내년도를 새로운 전자전 싸움준비 완성의 해로 만들자’라는 명령을 하달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올해로 집권 10년 차를 맞는 김 위원장이 지난 10년간 진행된 인민군 전쟁준비 실태를 총화(평가)하고 새로운 싸움 준비완성의 다음 도약 단계를 ‘전자전’으로 제시한 셈이다.

30일 데일리NK 강원도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1-2022년 작전 및 전투정치훈련 과업’ 무력 총사령관 훈련 명령이 총참모부 작전국을 통해 각 군에 하달됐다.

여기에서 군 당국은 ‘향후 훈련은 핵전쟁, 전자전을 비롯한 첨단기술 장비 전문부대들을 중심으로 전쟁 수행 방식을 습득하는 실전 훈련과정이 될 것’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고 한다.

이는 육군과 재래식 무기체계 위주였던 기존의 틀을 깨고 핵과 사이버 공격이라는 이른바 비대칭전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병 무력 축소’와 ‘군사복무 기간 단축’도 이 같은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높다. 경제건설 전반에 젊은 인력을 투하하기 위한 정책에 따라 발생하는 인민군 전쟁 준비 약화를 보완하기 위해 전략 수정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즉 군(軍)의 위상은 낮추되 군의 실질적 전투 능력을 향상시키는 정책으로 선회한 김 위원장의 전략 변화의 연장선인 셈이다.

북한이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지도 하에 2021년 11월 6일 포병구분대들의 포사격경기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박정천 옆에 림광일 총참모장이 서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또한 초경량, 초소형 무인정찰기 드론으로 남한의 정찰 활동을 방해할 적극적인 전자 공격 활동의 중요성도 강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이번 지시는 인민군대 최대 주적은 ‘남조선 괴뢰군’이라는 점을 각인하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이미 지난해 5월부터 7월 사이 정찰총국과 전군 전자전 부대들에 새로 개발한 GPS 교란 장비를 대량으로 전력 배치했고, 상부의 지시에 따라 정찰총국과 총참모부가 각각 산하 단위 구분대별 전문병 강습을 진행한 바 있다. 이제는 실전 훈련에 돌입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동기훈련부터 바로 이 같은 전략을 관철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비행부대는 물론 정찰, 전자전 부대까지 훈련 기간을 기존 7개월(동기 4개월, 하기 3개월)에서 12개월로 늘렸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부대에서는 ‘기존 전군 보병화 훈련 정책에 종지부를 찍겠다’ ‘지난 10년간 훈련 경험과 교훈에 기초해 전자전 중심 훈련 계획이 세워졌다’는 식으로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소개했다.

한편, 총참모부에서는 ‘포 화력 중심 인민군 싸움준비 전략 전술 완성을 위해 박정천 전(前) 총참모장이 있었다면 지금은 현대전에 대응한 인민군대의 정찰, 전자전 능력 완성을 위해 림광일 현(現) 총참모장이 있다‘는 식으로 강조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군의 전략 변경을 인선 배경과 결부시키면서 림광일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