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병원, 뇌출혈 환자 방치해 사망 이르게 해…원성 자자

황해북도 인민병원 의료진이 마스크를 쓴 채 토의를 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북도의 도(道) 병원이 뇌출혈로 들어온 환자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시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 도 병원이 지난 7일 뇌출혈로 쓰러져 급하게 병원에 실려 온 한 환자에 대해 기본적인 검사만 할 뿐 치료에 노력하지 않고 그냥 죽게 내버려 둬 시내 주민들의 큰 원성과 불만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도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전반적인 경제적 곤란으로 이전보다 더 시설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병원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김책시에 사는 40대 남성이 집에서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가족들은 도 병원에 응급차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기름이 없어 갈 수 없다는 답변을 받고서는 친척들을 동원해 자체적으로 병원까지 환자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병원 측에서는 피검사 등 일반적인 절차만 밟은 뒤 현 상황에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후 의사들이 다 자리를 떠 환자 곁에는 그의 아내와 어머니만 남아있게 됐다.

환자 아내와 어머니는 의사들이 협진하고 대책을 세우느라 자리를 비운 것으로만 생각하고 기다렸지만, 시간을 다투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계속 나타나지 않자 의사들과 기술부원장을 찾아다니며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렇게 시간이 한정 없이 흐르면서 환자는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24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소식통은 “환자가 사망하자 화가 난 유족들은 병원 일군(일꾼)들을 찾아가 ‘환자를 살리려고 어렵게 도 병원까지 올라왔건만 이렇게 처참하게 죽어가게 하는 법이 어디있냐’면서 대성통곡하며 항의했는데, 병원에서는 자기들의 형편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실제 병원 측은 전기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인 데다 발전기마저 기름이 없어 돌릴 형편도 안 되며, 병원에 약 등 의료용 비품들도 턱없이 부족해 수술할 조건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런 내용은 주민들에게도 전해졌는데, 주민들 대부분은 “간부나 간부 자식이었다면 병원에서 어떻게든 발전기를 돌리고 부족한 비품들도 어떻게든 끌어들여서 사람을 살렸을 것 아니냐”면서 병원 측의 처사에 원성을 쏟아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평양의 병원들을 내놓고 지방병원들은 점점 의료체계가 무너져 가고 있다면서 병원이 사람을 살리는 병원이 아니라 죽게 만드는 병원이라면서 이구동성으로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