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맹대회 참가 대상자들, 평양 못 갔다…道 소재지서 일단 대기 중

당 전원회의 여파에 혼선 빚어지며 평양 집결 보류…도당서는 "인력 낭비" 비난 섞인 반응도 나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20일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의 궐기대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제7차 대회 참가 대상자들이 현재 각 도(道) 소재지에 모여 평양 집결에 대한 조직적인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당 전원회의 개최 여파로 혼선이 빚어지면서 이들은 평양에 올라가지 못하고 대기 중인 상태라는 전언이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18일 “여맹대회 참가자로 선발된 인원들은 현재 도 소재지들에 집결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미 전에 10~13일 평양 집결 포치가 내려졌으나, 마지막 날인 13일까지도 만대(전용)열차나 만대버스 조직 편성에 관한 특별한 지시가 없어 올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여맹대회 참가 대상자들은 평양 집결 포치가 내려짐에 따라 각 도 소재지로 모였지만, 이들을 평양까지 실어나를 만대열차나 만대버스를 조직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내려오지 않아 평양으로 이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도 당위원회 선전부는 행사조직선으로 중앙에 지속 연락을 취했으나 기다리라는 답변만 받았고, 그러다 지난 15일 뒤늦게서야 평양 집결에 관한 1, 2 방안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1 방안은 17~18일 사이, 2 방안은 이번 주말(19~20일) 사이 여맹대회 참가 대상자들이 평양에 올라올 수 있도록 하라는 것으로, 앞으로 있을 중앙의 조직적 지시에 따라 해당하는 날짜에 만대열차와 만대버스 등 운송 수단을 보장하라는 뜻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전원회의가 끝나는 것을 보고 바로 여맹대회 참가자 평양 집결에 대한 조직적 지시가 내려올 것”이라며 “전원회의에 참가하는 간부들이 다 빠진 다음에 여맹대회 참가자들을 올라가게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18일 전날(17일) 열린 전원회의 3일 차 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회의는 계속된다”고 밝혀 일단 18일에도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체 보도에 미뤄볼 때 앞서 상정된 안건 가운데 조직문제만 남아 있어, 폐회가 임박한 현재로서 여맹대회 참가 대상자들의 평양 집결은 2 방안대로 이번 주말께 이뤄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전원회의 이후에 여맹대회를 개최하려는 것은 이번 전원회의 주요 안건에 대한 결정서의 내용에 따라 여맹의 역할을 더욱 고무·추동할 수 있게 여맹대회의 의미를 한층 부여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 앞서 중앙당 선전부 행사처에서는 전원회의와 상관없이 여맹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관련기사 보기: 6월 중순 예고된 여맹 대회…참가자 10~13일 평양 집결 포치)

그러나 전원회의 참가 인원에 더해 여맹대회 참가 인원까지 더해지면 수도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혁명의 수뇌부 보위 차원에서 평양 집결을 일단 보류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더욱이 전원회의 행사에 앞서 평양에 들어갈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10호 초소들에도 특별경비주간이 선포돼 중앙의 별도 지시로 평양 출입이 승인된 경우 외에는 모든 차량과 인원이 전면 차단·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재 각 도 소재지에 모여 대기 중인 여맹대회 참가 대상자들은 언제든 중앙의 지시만 떨어지면 출발할 수 있는 상태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평양 집결이 애초보다 일주일가량 지연돼 소재지에 모인 여맹대회 참가 대상자들의 숙식과 방역 문제를 예정보다 더 길게 보장하고 있는 도당 내에서는 “중앙 선전부 행사처의 책임 있는 사람은 처벌감이 아니냐”는 등 불만 섞인 반응이 나왔다는 전언이다.

실제 도당 일꾼들은 “지금 여기저기에 노력(인력)이 부족한 형편인데 대책을 똑바로 안 세워서 숱한 인원들의 손발을 묶어 두고 속수무책으로 노력을 낭비한 것은 중앙 선전부 행사처의 잘못이 아닌가”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