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다락식주택 선물 공급은 달랑 ‘20%’…나머진 고위 간부 몫”

소식통 “서장동 낡은 주택 거주 간부용으로 설계돼...‘인민사랑’ 행사는 반드시 진행할 것”
7총국‧1여단 투입...조경 등 외국 관광객에 ‘볼거리’ 최대한 조성하겠다는 복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보통강변에 건설한 800세대의 다락식주택구 건설 예정지를 현지지도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자 보도에서 주택구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김 위원장이 지난주에 이어 또 다시 이곳을 찾았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보통강 구역에 호안 다락식 주택을 건설해 각 부문의 노력혁신자, 공로자와 과학자, 교육자, 문필가 등에 선물하라는 지시를 하달했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완공 후 원래 이 지역에서 거주하던 간부들이 입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평양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호안 다락식 주택은 결국 이 근처에서 살고 있는 간부들이 들어가게 될 것”이라면서 “서장동에 간부 전용 단독 주택이 많은데, 여기가 낡아서 새로 지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원수님이 직접 선물하라고 했는데 말이 되느냐’는 질문에 “전체 800세대에서 약 20%는 진짜 선물로 줄 것”이라면서 “여기에서 사진도 찍고 ‘인민 사랑’을 선전하고, 나머지 80%의 주택엔 결국 간부들이 대거 입주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올해 계획한 1만 호 평양 살림집 건설에서 송화나 송신지구 등 외곽지역과는 달리 호안 다락식 주택은 중심 구역이라고 할 수 있는 보통강 구역에 자리하고 있다.

원래부터 북한 체제의 핵심 분자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특히 서장동에는 대체로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원래부터 간부용(用)으로 생각해 놓고 설계를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내부 구조를 방 3개, 주방 2개, 화장실 2개를 놓는 등 간부들의 요구에 맞게 최대한 호화롭게 꾸민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2차례 이곳을 현지지도한 것에서도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충성분자를 직접 챙긴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것이다.

평양시 보통문 인근 강안지구. /사진=데일리NK

이런 관점에서 북한 당국은 이 지역 건설을 김씨 일가 특각(별장)이나 국가 시설을 주로 담당하는 7총국과 1여단에게 맡겼다. ‘신속성’과 ‘안전성’을 최대한 담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볼 만한 대목이다.

또한 ‘혁명의 수도’ 평양의 아름다움을 이곳에서 최대한 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근처에 류경호텔, 체육관, 빙상관 등과 더불어 만수대의사당과 보통문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외국 관광객을 위한 볼거리를 최대한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원수님(김 위원장)이 도시녹화와 자연경관 설계를 이야기했는데, 이는 최대한 조경을 현대식으로 꾸리라는 의미”라면서 “이는 내부 충성분자도 즐길 수 있고, 외부 손님에게도 보여주기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나온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보통강 구역 석암동과 신원동에는 200세대의 재건축 살림집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평양 중심 구역에 총 1000세대의 살림집을 더 꾸리겠다는 계획에 따라 설정된 것으로, 이 지역 건설은 보통강 구역 및 평양시 돌격대가 동원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