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현지 군·공안기관 인력 선발 중…민간인 대신 투입?

러시아 나가 있는 국방성·사회안전성 산하 무역회사들에 차출 지시 하달…소식통 "돈이 되는데..."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 모습.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이 러시아 현지에 나가 있는 무역회사들에 우크라이나의 동부 지역 재건 사업에 파견할 인원을 선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일 국방성 산하 철현건설회사와 사회안전성 7총국 산하 금릉건설회사 등 러시아에 파견돼 있는 무역회사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파견할 인력을 선발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해당 지시가 하달된 기관은 모두 군 또는 공안기관 소속 무역회사로, 북한 당국은 민간인을 제외하고 군인 또는 안전원 등을 파견할 계획이라는 전언이다. 군·공안 인력을 파견할 경우 민간인보다 보안 유지, 인원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발 대상은 주로 19~27세의 젊은 남성들이며, 대부분이 기혼자로 가족을 북한에 두고 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북한 당국은 해외에서의 탈북을 막기 위해 기혼자들을 위주로 인력을 파견하고 처자식은 본국에 남겨두도록 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지시문에서 이달 말까지 파견 인원 선발을 끝낼 것을 적시했다.

약 열흘 동안 인원 선발을 마무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을 감안하면 2월 중순이나 3월경 파견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러시아 전역에 있는 북한 군·공안 관련 기관에 인원 선발 지시가 각각 하달됐기 때문에 이번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전체 파견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주요 무역회사에 내려온 지시를 종합할 때 대략 300~500명 정도가 1차 파견 인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파견 후 이들이 어떤 임무를 맡게 될지는 지시문에 구체적으로 담겨있지 않았으나 용병으로 전쟁에 투입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발 인원을 전쟁에 참여시킬 경우 북한이 러시아에 용병을 보낸 사실이 명백히 드러날 수 있어 실제 전쟁에는 연루시키지 않는다는 게 북-러 간 기본 합의에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미뤄 이번에 선발돼 파견될 인원들은 주로 전쟁으로 폐허가 된 건물과 도로 등을 정리하는 등 재건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파견할 노동자를 내부적으로 2차례에 걸쳐 선발했으나 전쟁 상황 등을 이유로 내부 선발 인원 송출을 잠정 보류한 상태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이미 러시아에 나와 있는 인원 중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파견자를 따로 모집한 것은 대규모 인력 이동에 시간과 비용이 소모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감시와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재건 사업 투입 인력 파견이 현실화하면 북한은 새로운 외화벌이 창구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인력 파견 대가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노동자들이 기존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받아왔던 평균 임금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기로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욱이 군인과 안전원들은 해외 파견 시에도 국가로부터 일정한 월급을 받는 체계여서 추가로 받게 되는 수당도 국가에 귀속된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에는 갑자기 깜빠니아적(일시적)으로 파견 인원을 선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지만 1차 파견이 안정화되면 재건 지역 투입 인원을 더 확대할 것”이라며 “돈이 되는데 안 보낼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