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 가격 떨어졌는데 ‘김장 포기’ 北 주민들 속출…왜?

코로나 등 여파로 가계 사정 악화 영향...소식통 “고춧가루는 지난해比 2배 올라”

북한 김장철 풍경.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작년에 비해 배추와 무 가격이 내려갔지만,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겨울철 김장을 포기하는 주민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23일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10월 중순이면 김장을 시작하곤 했지만,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않겠다’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반년 식량’인 김장을 포기할 정도로 가계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장사를 해서 하루 쌀 1kg 값을 겨우 버는데 어떻게 김장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물적 거래가 여의치 않아 시장 경제가 둔화됐고, 이는 김장 포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한 장사꾼이 최근 하루에 북한 돈 5000원을 버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1/3 정도 수준이라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소식통은 “이 정도 수입으로는 쌀과 화목(땔감)도 겨우 구매하는 형편인데, 당연히 김장은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면서 “살아남으려면 밥은 먹어야 하고 겨울철에 얼어 죽지 않으려면 나무는 있어야 하지만 김치는 못 먹어도 괜찮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작년에 비해 배추나 무 가격은 내려갔다는 점이다. 현재 각각 1kg당 1200원, 700원으로, 작년 동기(각각 2500원, 1050원) 대비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춧가루가 수해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현재 1kg당 4만 5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올랐다.

소식통은 “배추나 무는 살 수 있지만, 정작 재료 가격이 너무 올라 발발 동동 구르는 주민들도 많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