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벽에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대규모 장비·인원 동원 포착”

지난 2018년 열린 9·9절 열병식.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10일 새벽 대규모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합동참모본부(합참)가 밝혔다.

합참은 이날 “오늘(10일) 새벽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장비와 인원이 동원된 가운데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본행사일 가능성을 포함해 정밀 추적 중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새벽 12시부터 3시까지 진행한 이후 행사에 동원된 장비들이 평양을 떠났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말 북한이 새벽에 열병식을 진행했다면 상당히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통상적으로 열병식을 오전 10시를 전후해 개최해왔다. 이에 불빛을 내는 드론을 이용한 독특한 방식의 열병식 진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열병식을 한 것은 지난 2018년 정권 수립 70주년 이후 2년여 만이다. 열병식은 보통 군사력을 과시해 내부적으로는 체제결속을 도모하고 외부적으로는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활용돼왔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전략무기가 대거 동원될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북한은 지난 3월부터 정권 수립 정주년인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본지는 북한이 지난 4월 말부터 평양 미림 비행장 인근 열병식 훈련장에 대형·중량 차량 전용 도로와 건물을 건설하고 열병식 준비를 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 , 열병식 연습장에 대형 도로 건설전략무기 퍼레이드 예고?)

특히, 당시 대형 차량 전용 도로 건설을 두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대 이동을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북한은 각종 장비뿐만 아니라 대규모의 인원을 동원한 군중 퍼레이드 등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본지는 지난 7일 평양시민 10만 명 군중 시위(민간 퍼레이드), 바닥배경대(매스게임), 열병식 연도 환영 등에 평양시민 및 대학생이 동원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 바쁘다 바빠창건일 앞둔 평양행사동원에 도시정비까지)

여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주재한 정치국 회의에서 모든 당 창건 75주년 기념행사를 최상의 수준에서 특색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한 만큼 열병식이 상당한 규모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북한이 열병식 영상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동원된 장비와 인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편,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아직 열병식과 관련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정권 수립 70주년 열병식, 같은 해 2월 8일 건군절 열병식도 생중계하지 않고 녹화방송을 내보냈다. 이에 이번 당 창건 75주년 행사 역시 생중계가 되지 않고 있어 오늘 늦은 오후나 내일 녹화, 편집된 방송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연습 시간이 부족해 사고 발생을 우려, 생중계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북한은 2만 3천여 명이 참여하는 열병식 행사 준비를 5월 중순에 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세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5월부터 진행하려던 행사 준비를 8월에서야 시작했다. 보통 4개월 전부터 시작하는 열병식 준비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자 북한 당국이 생중계보다는 녹화중계를 택했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