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과’ 후 ‘전투태세 강화’ 지시… “敵 침범시 엄중 처리”

'軍, 대화·협상 신경쓰지 말라' 강조했다...소식통 "시신 수습 관련 명령도 없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우리 측에 공식으로 사과하고 이틀이 지난 27일 연평도 인근 북측 해역에서 중국어선들이 꽃게잡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과의 뜻을 밝힌 다음날 오히려 인민군에 ‘추호의 흔들림도 없는 싸움 준비 완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해 해상 상황 수시 보고와 영해 침범 시 엄중히 처리하라는 지시도 하달됐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내부 군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원수님(김 위원장)이 그제(26일) 총참모부에 태세 강화를 명령했다”며 “‘당(黨)이 적(敵)들과 대화를 하든 협상을 하든 인민군대는 오직 전쟁 마당을 안고 살고 있음을 잊지 말고 조국의 령공(영공), 령해(영해), 령토(영토)를 굳건히 수호해야 한다’는 지시도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통일전선부는 통지문을 통해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해상에서의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경계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주문에선 ‘각성’과 ‘대책 강구’보다는 실전 전투력 강화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지시 이후 북한 총참모부는 해군 전 부대에 ‘분계선 전 수역을 철통같이 보위하고 영해를 침공하는 자들은 무자비하게 처리하라’는 최고사령부 지시를 하달했다.

이틀 전만 해도 미안한 마음을 전했던 북한이 27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우리 측 영해 침범은 절대로 간과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한다”고 태도 변화를 보인 배경에는 김 위원장의 경계 강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통신은 “우리는 서남해상과 서부해안 전 지역에서 수색을 조직하고 조류를 타고 들어올 수 있는 시신은 습득하는 경우 관례대로 남측에 넘겨줄 절차와 방법까지 생각해두고 있다”고 밝혔지만 총참모부가 하달한 명령서에 시신 수습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서해 고정 경비를 담당하는 부대에 서해해상전투(연평해전)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작전 상황을 관리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왔을 뿐 명령서에 시체 수습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신 수습에 관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남측을 방해하기 위해 거짓으로 둘러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김 위원장이 총참모부에 경계 태세 강화 명령을 하달한 날(26일) 이번 사건에 직접 관여한 8전대 2편대장과 해당 단속정 정장에게 해군사령관의 감사 메시지와 조선인민군 표창장이 전달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해군사령부 간부부 표창과에서 직접 해당 부대로 내려가 표창장을 수여했다”면서 “군 내부에서는 이들이 악성 전염병(코로나19)이 침입하지 않도록 경계근무를 훌륭히 수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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