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총책’ 사회안전상 3개월여 만에 전격 교체된 이유가…

당 과업 집행 태만으로 지적 받아…사회안전군 인민군대화 방침 위해 또다시 5군단장 발탁

2021년 9월 9일 북한정권수립 73주년 기념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북한 사회안전군(우리의 전투경찰) 종대가 행진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달 말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계기로 치안 유지 총책임자인 사회안전상이 3개월여 만에 교체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사회안전상에 임명됐던 장정남은 당의 방침과 지시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 불과 4개월도 안 돼 전격 교체됐다.

소식통은 “사회안전군을 완전한 군사 조직으로 만들어 국가와 인민의 재산과 생명을 책임지고 보호하라는 것이 당의 과업인데, 여기에서 태만을 보인 것이 기본 교체 이유”라고 밝혔다.

당의 ‘전민 무장화·전국 요새화’ 방침에 따라 사회안전성도 유사시에 운용할 수 있는 사회안전군 편제를 갖췄으나, 전투기술기재를 보강하고 이를 체득시키는 과업에서 사회안전군을 총괄하는 사회안전상이 태업해 문제시됐다는 것이다.

다만 소식통은 “교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사건은 따로 있다”며 지난해 발생한 평안북도 대관군의 군수공장 폭발사고를 언급하기도 했다.

장정남이 임명된 이후에 해당 군수공장에 폭발사고가 일어나 긴급히 사회안전군을 투입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는데, 총지휘해야 할 사회안전상이 개인적인 일로 연락이 두절되는 일이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결국 사회안전군 참모장이 대신 수습해 그 당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후에 총책임자인 사회안전상의 부재로 대리인이 지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서 당 규율조사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북한은 이러한 일련의 문제로 사회안전상을 장정남에서 리태섭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전임에 이어 이번에도 최전방 육군 5군단장을 사회안전상에 발탁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5군단은 선군사상을 내세우신 장군님(김정일)께서 가장 많이 현지지도하신 오성산 부대가 있는 군단으로, 장군님의 가르침을 많이 받아 전투조직표나 전술 준비가 짜임새 있는 곳”이라며 “그런 5군단의 총지휘관을 사회안전상에 앉힌 것은 사회안전군을 완전한 군사체로 만들라는 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내부 소식통 역시 “강원도 평강군에 위치한 5군단은 남조선(남한)과 대치한 최전연(최전방) 군단으로서 일촉즉발의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항시적인 전투 준비와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즉, 위기관리 경험이 많은 전연 군단장 출신을 사회안전상에 임명해 사회안전군을 정비하고 군과 같은 강력한 기강 확립으로 고도의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사회안전성 내부에서는 군 출신 인사들이 총책에 임명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군부 출신이 사회안전상에 임명되면 강철같은 규율을 세운다는 명목으로 조직을 전투부대화 하려 든다는 불만이 나온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사회안전군에도 군율을 세우라는 게 당의 방침이지만 오래된 안전성 간부들은 ‘모자(사회안전상)만 바꿔쓴다고 군대가 되지 않는다’ ‘안전군의 인민군대화는 당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선임된 리태섭은 사회안전상 임명과 동시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됐다.

정치국 위원인 국방상(리영길)과 국가보위상(정경택)에 비해 사회안전상의 당적 지위는 낮은 셈인데, 이에 대해 소식통은 “후보위원을 안 거치고 위원으로 되는 일은 드물다”며 “정상적 절차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