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핵잠 한반도 전개에 “우리 핵무기 사용조건 해당” 위협

국방성 담화로 핵 선제공격 가능성 내비쳐…전문가 "북한이 느끼는 안보 위기감 보여줘"

19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이 입항해 있다. /사진=연합

북한이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부산 기항 등에 반발하며 “우리의 핵무기 사용조건에 해당한다”고 위협했다.

강순남 북한 국방상은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미 군부 측에 전략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우리 국가 핵 무력 정책 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는 데 대해 상기시킨다”며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강순남은 이날 담화에서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와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를 언급하면서 “미국과 ‘대한민국’ 깡패들의 군사적 광태가 ‘위험수위’를 넘어선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자기의 행동 선택과 대응 방향을 다시 한번 명백히 해둘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사용 교리는 국가에 대한 핵무기 공격이 감행되었거나 사용이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필요한 행동 절차 진행을 허용하고 있다”며 “미군 측은 자기들의 전략자산이 너무도 위험한 수역에 들어왔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강순남은 “감히 우리 국가의 ‘정권 종말’을 입에 올리는 미국과 대한민국 군부 깡패 집단에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군사력 사용은 미국과 ‘대한민국’에 있어서 자기의 존재 여부에 대해 두 번 다시 생각할 여지조차 없는 가장 비참한 선택으로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에서 핵을 사용하려는 미국과 그 졸개들의 미친 짓을 철저히 억제, 격퇴함으로써 국가의 주권과 영토안정, 근본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핵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자기의 중대한 사명을 책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담화는 한미 확장억제 강화 움직임에 대한 북한 당국의 부담감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 전략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의 전재가 핵무기 사용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경고는 현재 북한이 느끼고 있는 안보 위기감의 높고 깊은 수준의 정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이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에 장착된 트라이던트 II SLBM으로 자신들을 은밀하고 신속하게 타격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데 이어 지난 19일 새벽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