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무력상→1군단장→연구원…노광철 또다시 해임됐다

소식통 "일선 후퇴하면서 평양으로 불려가…작전전술 방안 임무 띤 조동으로 해석"

지난해 4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안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나서고 있는 노광철 당시 인민무력상의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말 인민무력상에서 물러나 동부전선 최전방 1군단장에 부임했던 노광철이 지난 5월 해임돼 군 총참모부 산하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보직 이동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그는 사실상 일선에서는 물러났으나, 여전히 ‘싱크탱크’에서 활동하며 군(軍) 작전전술 분야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노광철은 5월에 1군단장에서 물러나 총참모부 작전전술연구소 연구원으로 조동(調動)됐고, 계급도 중장으로 됐다”며 “이곳은 과거의 사령관들이나 군단장들이 가는 곳으로, 그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작전전술 체계를 완성하는 임무를 받고 연구소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달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을 맞아 군단장 등 무력기관의 주요 지휘관들에게 백두산 권총을 수여했다는 보도와 함께 공개된 기념사진 속에서 노광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그가 1군단장에서 해임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인민무력상과 1군단장을 맡고 있을 당시 대장 계급(별 4개)이었던 노광철은 이번 보직 이동과 동시에 중장(별 2개)으로 2계급 강등됐으나, 이는 혁명화 등 처벌에 따른 것이 아니라 직무에 맞는 군사칭호가 부여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같은 직무에서 계급이 낮아졌을 때는 징계나 처벌의 의미가 있는 강등 처분으로 여기지만, 직무가 바뀌었을 때는 달리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계급적으로만 봤을 때는 강등이지만, 사령관이나 군단장이 연구원으로 가면 모두 중장이나 소장이 된다”며 “간부사업에는 직무에 따른 편제 군사칭호라는 게 있는데 연구원 직무에 맞는 편제 군사칭호는 소장 아니면 중장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군 편제상 총참모부 산하 작전전술연구소 연구원이 받을 수 있는 최대의 군사칭호는 중장으로, 연구원 신분으로는 가장 높은 군사칭호가 부여된 것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정년 시기를 맞은 군 최고위급 간부가 일선에서 물러나 연구원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오히려 현직에서 더 일할 기회로 여겨져 여전히 최고사령관(김 위원장)으로부터 쓰임새를 인정받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실례로 정명도 전(前) 북한 해군사령관 역시 일선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수순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그는 사령관 당시 별 4개 대장 계급이었으나, 총참모부 산하 연구소 연구원으로 보직 이동하면서는 별 2개 중장 계급을 달았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애초에 노광철은 군단의 싸움(전쟁)준비 완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 수립과 인민군 기둥군단으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후방사업을 강화하라는 임무를 받고 1군단장 자리에 앉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상은 새로 배치된 무기에 맞게 최전방 군단들의 작전전술 방안과 전투조직표를 수정 보충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광철은 올해 2월과 3월 김 위원장의 연이은 군사 행보에 동행하면서 부대들의 전쟁 준비 실태를 점검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당시 내부에서는 동부전선의 1군단장인 노광철이 왜 서부전선 연합부대의 포사격 대항경기 지도 현장까지 따라다니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후에 그가 최고사령관의 의중을 파악해 전 전선에 걸친 작전전술 방안을 수정 보충하는 중대한 임무를 띠고 있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뒷말이 수그러들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는 “이 때문에 노광철이 평양에 불려간 것(연구소로 가게 된 것)을 두고서는 더욱 정확하고 면밀한 전방 군단 및 육·해·공·전략군의 전선전술을 강구하기 위한 조동이라는 쪽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