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분리기 재료 생산 북창알루미늄공장, 오염물질 배출 심각

소식통 "분진 걸러내는 제진 설비 노후화 원인...주민 건강 우려 커져"

만경대애국늄창(알루미늄창)공장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유일한 알루미늄 제련 및 합금 공장인 북창알루미늄공장 주변 환경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 노후화로 제진(除塵) 장치가 제대로 가동하지 않고 있어 오염 물질이 공기 중으로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5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창알루미늄공장에서 발생하는 분진으로 호흡기 질환 및 피부염을 앓고 있는 주민이 급증했다.

회백색 분진이 집 안으로 들어와 문을 열어 놓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수시로 집 안을 닦아도 금세 먼지가 내려앉는다는 설명이다.

또한 북창알루미늄공장에서 발생하는 분진이 공장 인근은 물론이고 기관, 기업소, 학교 및 주거지가 밀집해있는 읍지구까지 날아와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83년에 건설된 북창알루미늄공장은 알루미늄 밥가마(밥솥), 냄비, 용기 등 공산품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미사일 재료, 핵 개발 시 원심분리기에 사용되는 특수알루미늄 등도 생산하고 있다.

북한 일반 주민들은 북창알루미늄공장을 경공업 공장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군수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1급 기업소다.

문제는 제조 시설이 40년 가까이 가동을 지속하고 있어 시설이 노후화된 데다 알루미늄 제련 및 합금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 정화 장치가 몇 년 전부터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가스 및 분진을 여과하는 설비가 노후화돼 제진 효율이 0%에 가깝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알루미늄은 체내에 거의 흡수되지 않고 95% 이상이 신장이나 담즙에 의해 제거되기 때문에 비교적 인체 유해성이 적은 금속에 속한다.

하지만 알루미늄을 제련하거나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이나 독성물질이 호흡 곤란 및 폐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알루미늄 성분이 체내에 축적되는 양이 많을수록 신경 세포 파괴가 많아지고 알츠하이머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IARC)는 알루미늄 공정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북한 당국은 북창알루미늄공장에서 발생하는 연기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으며 분진 속에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보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실제로 북창 지역 산모들의 기형아 출산율이 높다”면서 “알루미늄공장 인근 지역 주민들의 평균 수명이 50대 중반도 안되니 수명도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짧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