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판매소 곡물값, 시장가와 격차 줄어…공급 부족도 여전

주민들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실망하기도… “돌이나 검불, 수분 많아 실제 먹을 양은 얼마 안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해 1월 25일 게재한 한 양곡판매소 사진.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해 추수 이후 양곡판매소를 통해 판매한 쌀 가격이 시장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곡판매소에서 판매되는 곡물의 양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남도는 지난달 말 양곡판매소를 통해 교원(교사), 의사, 노동자 등의 순으로 쌀과 옥수수를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보통 북한에서 식량을 판매할 때는 영예군인(상이군인)이나 제대군관 또는 후방 가족과 같이 군 관련 배경이나 경력이 있는 주민들을 우선할 때가 많다.

다만 지난해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일인 12월 30일을 기해 제대군관 등을 대상으로 한 공급이 있었기 때문에 최근 양곡판매소에서는 그 외 다른 직업에 있는 주민들 가운데 순서를 정해 곡물을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곡판매소는 이번에도 1인당 5kg까지만 곡물을 살 수 있도록 구매량을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곡물을 판매하고 동시에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북한은 1인당 구매 가능량을 정해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양곡판매소에서 판매한 곡물량은 지역 주민의 70%만 충족시킬 수 있는 양이라 우선순위에 밀려 곡물을 구매하지 못한 주민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일부 양곡판매소는 곡물을 구매하지 못한 주민들에게 ‘부족한 현물이 보충되면 1월 말 께 다시 판매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추수 이후 양곡판매소 판매 가격이 추수 결속 이전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주민들은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실망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평성 지역 양곡판매소는 평균적으로 쌀 1kg을 북한 돈 4000원, 강냉이(옥수수)는 2000원에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보가 진행한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서 평성과 가까운 평양의 한 시장에서는 지난달 24일 기준 쌀 1kg은 4800원에, 옥수수는 2100원에 판매됐다. 특히 옥수수의 경우에는 시장 가격과 양곡판매소 판매 가격이 거의 비슷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평성 지역 양곡판매소에서 쌀과 옥수수가 각각 16.7%, 4.7% 저렴하게 판매된 셈이다. 양곡판매소 운영 초기에는 시장보다 20~30% 저렴하게 판매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양곡판매소 곡물 판매가와 시장가 간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양곡판매소에서 판매한 곡물의 질이 좋지 않아 이에 대한 불만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쌀과 강냉이에 돌과 검불이 많고 수분도 많아 말이 5kg지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차라리 시장에서 돈을 주고 사는 것이 따지고 보면 더 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