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 옥수수 작황 비상…농자재·인력, 벼농사에만 집중

소식통 "평남 옥수수 밭 70% 애벌 김매기 못해...성장 지장 초래"

북한 가뭄 피해
지난 2019년 양강도 삼수군에서 촬영한 옥수수밭 풍경.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북한의 옥수수 작황 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비료, 농기계 등 기본적인 농자재가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인력동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옥수수 밭에 잡초가 무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옥수수가 수입되지 않을 경우 옥수수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평안남도의 주요 옥수수 산지인 개천, 덕천, 맹산 등의 지역에서 강냉이(옥수수) 밭의 김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풀이 너무 많아 강냉이 성장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6월 중순에 접어드는 현 시기에는 세번째 김매기가 들어가야 하지만 김매기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밭도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실제로 협동농장 경영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평안남도 지역 전체 옥수수 밭 면적의 약 70%가 애벌 김매기를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옥수수 밭 김매기 작업이 원활치 않은 것은 비료, 농약, 농기계, 부림소 등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부림소가 부족해 후치질(쟁기질)도 못하고 있다”며 “농사에 필요한 자재가 모두 부족하다”고 말했다.

제초제가 충분하다면 수작업으로 김매기를 직접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잡초 제거를 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재 북한 각 지역마다 모내기에 노력(인력)동원이 집중되면서 옥수수 밭에는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올 봄 한파와 고온 현상이 번갈아 나타나고, 잦은 비가 내리면서 기후 조건도 옥수수 작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북한 당국도 뒤늦게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평안남도 지역의 옥수수 농장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이에 대한 처벌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농작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농장 관료들이 10일 영창 처벌을 받았는데, 이면을 살펴보면 책임자 처벌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옥수수 가격은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옥수수가 수입되지 않으면 하반기 옥수수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국제시장에서도 옥수수의 공급량이 충분치 않은 데다가 올해 중남미 지역 작황 부진으로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옥수수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가 지난달 돼지 및 가금류 사료에서 옥수수 함량을 줄이도록 권고하는 지침을 내리면서 중국의 옥수수 농장들이 생산을 줄이고 있어 중국 내 옥수수 가격도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올해 북한 옥수수 작황이 감소한다면 중국에서 옥수수를 수입한다 해도 가격을 안정화 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